"한국상품 너무 비싸다"…서독「바이어」들 발길 멀어져EEC의 올해 섬유「쿼터」마저 소화못할 형편|중공·대만은 석유값 올라도 현수출가 그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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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연초에 실시한 수출가격인상과 최근의 석유류 가격인상으로 한국의 대서독 수출은 암담한 실정이다.
금년초 수출가격을 25∼30% 인상시킨 후유증에서조차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상사들은 석유류 가격인상으로 수출가격의 재인상이 불가피해 금년 하반기의 대서독수출은 갈수록 비관적이라는 결론이다. 『「스웨터」등 섬유류에 대한 「유럽」경제공동체(EEC)「쿼터」마저 소화할수 없고 「바이어」들의 전화까지 줄어들었다』는 현지장사 주재원들의 하소연이다.
하지만 석유류가격인상이후엔 「오퍼」마저 제시못해 주재상사들은 개점휴업상태이고 앞으로 보다 실효성있는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한 서독안의 한국상품 시장이 자칫 와해될지도 모른다.
서독온 한국에서 볼때 일본과 미국에 이어 세번째이자 「유럽」에서 제일큰 황금시장. 금년 목표 8억3천만 「달러」중 6월말 현재 3억7천5백만 「달러」라면 그런대로 괜찮구나 싶지만 석유류가격 인상이후 「오퍼」조차 제시못한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금년하반기의 하강곡선은 상상하고도 남을만하다.
금년에 접어들면서 대두된 가장 큰 문제점은 EEC의 대한국 섬유 「쿼터」양마저 채우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대서독수출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섬유류는 그동안 최고의 호황을 누린인기품목.
섬유류에 관한한 현지 「바이어」들과 직접으로 거래해온 본사들이 수출가격 인상이후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기자 현지 지점에 할당량을 일방적으로 늘려오는 것만으로도 그 심각성을 쉽게 알수 있다.
물론 이같은 실정은 섬유류뿐만아니라 전자제품·신발류등 전품목에 해당된다.
현지「바이어」들은 25∼30% 인상된 한국상품을 어떻게 연평균 물가상승율 4∼5.0% 안팎인 서독시장에서 소화시키겠느냐고 반문한다. 때문에 그들로선 수입선을 바꾸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연초에 수출가격을 엄청나게 인상한 한국이 금년하반기에 또다시 인상해야할 입장인데 반해 중공이나 대만은 연초에 10%정도의 인상으로 그쳤을뿐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 석유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수출가격을 연말까지 지속시키겠다고해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고있다.
더우기 서독의 수입상들이 동남「아시아」는 물론 「그리스」와 「터키」. 그리고 공산권까지 수입선을 다양화하고 있다는 경향도 우리에겐 큰 위협이 아닐수없다.
한국이 지난73년이후 처음으로 대서독무역에서 역조로 반전하여 금년상반기에 2천만 「달러」의 적자를 보인것도 수출가격인상파동이 빚은 후유증이라고 말할수 있다.
수출가격의 계속적인 오름세에 현지법인들의 본사의존도가 1백%에 이르고있어 정책적 배려없이는 한국의 대서독수출 특히 금년하반기의 전망은 극히 어둡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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