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승용차 '조용한' 유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독일 디젤차보다 조용하다.”

 2일 현대자동차 그랜저 디젤 시승회가 열린 인천 송도 행사장.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 이사는 “고급 세단의 고성능을 살리면서 품위 있는 승차감을 누릴 수 있다는 게 그랜저 디젤의 최고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소음 및 진동·정숙성(NVH)을 집중적으로 개선했다는 설명이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장담대로 그랜저 디젤은 조용했다. 전문 카레이서인 권봄이씨는 “디젤차 특유의 턱턱 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실제로 창문을 열고 달렸는데, 권씨의 말대로 엔진 소음이 차 안으로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디젤 자동차에서 NVH의 경쟁력은 시속 120㎞ 이상에서 가속을 할 때 판가름 난다. 그랜저 디젤의 장점이 여기에 있다. 가속 페달을 세게 밟았지만 차 안에서 느껴지는 엔진소음과 바람소리(풍절음)가 적은 편이다. 현대차 염성우 책임연구원은 “그랜저 고객들은 가솔린과 디젤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 디젤에는 진동과 소음 억제에 더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며 “내수 시장에서 독일 차의 약진으로 위기감이 형성된 것도 NVH 개선의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조용함’을 내세워 현대차는 일본 하이브리드카의 ‘조용한 공세’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날 시승차는 그랜저 디젤 프리미엄 트림. 인천 송도에서 을왕리 해변까지 160여㎞를 다녀오는 구간이었다. 싼타페 엔진을 개량한 R 2.2 E-VGT 디젤 엔진은 가속력이 꾸준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검증받은 엔진인 만큼 시속 150㎞ 이상을 내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그랜저만의 편안한 승차감도 가솔린 모델 그대로였다. 최고 출력은 202마력, 최대 토크는 45㎏·m다. 공인 연비는 L당 14㎞(복합 기준), 이날 주행을 마치고 확인하니 13.6㎞가 나왔다. 가격은 3254만~3494만원으로, BMW 520d나 폴크스바겐 파사트보다 1000만~2000만원가량 싸다.

 그랜저 디젤이 ‘정숙함’을 앞세운다면, 3일 르노삼성자동차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중앙연구소에서 공개한 SM5 디젤은 ‘무조건 연비’라고 외치고 있는 듯 했다. SM5 D는 디젤 1L로 16.5㎞를 달릴 수 있다. 기름통(70L) 가득 채우면 서울~부산 왕복(약 1000㎞)이 가능하다. 르노삼성 측은 “매년 2만㎞씩 5년간 운행할 때 연료비가 1140만원 수준으로, 현대차 LF쏘나타 가솔린 모델(1786만원)보다 600만원가량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슬로건도 ‘드라이빙 모어’다. 연비가 우수해 같은 연료를 넣고도 더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SM5 D에는 르노-닛산얼라이언스가 지금까지 1100만 개 이상을 공급한 1.5 dCi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 출력은 110마력, 최대 토크는 24.5㎏·m다. 가격은 2580만~2695만원이다. 지난달 23일부터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1500여 대를 팔았다. 이 회사 박동훈 영업본부장(부사장)은 “앞으로 월 800~1000대 판매가 목표”라며 “SM5 D 출시를 통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르노삼성 만의 놀이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 3월 한국GM이 내놓은 말리부 디젤도 인기가 쏠쏠하다. 지금까지 총 2059대가 판매됐다. 전체 말리부 판매량의 31.5%를 차지한다. 한국GM 관계자는 “현재 3000대 가까운 물량이 밀려 있어 대기 기간이 수 개월에 이른다”고 말했다.

 ◆휴가철 앞두고 할인판매=기아자동차는 7월 한달간 K5 가솔린 차량을 현금으로 사면 100만원을 깎아준다. 연 1.4%의 저금리 할부도 선택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250만원까지 할인해 준다. K7 가솔린 모델은 최대 150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연식에 구애받지 않는 실속형 소비자라면 구형 카니발도 고려해 볼만하다.

최대 200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고, 160만원을 할인받은 후 저금리 할부로 나눠내는 방식도 선택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엑센트와 투싼ix에 연 4.9%의 할부 금리를 적용한다. 새로 나온 LF쏘나타는 별도의 할인이 없다.

 한국GM은 올란도(택시 제외)와 캡티바·알페온을 100만원 할인한다. 말리부(디젤 제외)도 90만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르노삼성은 SM7을 사면 블랙박스를 주거나 무상 보증기간을 4년으로 늘려준다.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렉스턴W, 코란도 스포츠를 사는 고객에게 그늘막 텐트를 사은품으로 증정한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