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무휴의 전람회를 통해 과학과 함께 산다|생활속의 과학|눈으로 확인…피부로 느끼게 하는|일본의 과학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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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12일「오스트레일리아」서쪽 탄광촌등에 떨어진 미우주 정거강「스카일랩」은 일본에서도 매우 큰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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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권 일괄구입, 무료배부>
때마침「도오꾜」(東京)에서는「스카일랩」을 비롯, 각종 「로키트」·인공위성·무인탐사기·우주복등이 실물 그대로 전시된 우주박람회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에 박람회장은 연일 초만원을 기록했다.
각 국민학교에서는 학교예산으로 입장권(국민학생 2백「엔」, 어른 1천5백「엔」) 을 일괄구입, 「스카일랩」이 어떤 것인지 학생들이 직접 가서 보도록 무료로 배부하기까지 했다.
학생들은 「스카일랩」이 10층짜리 건물보다 더 크다는 점과 그것이 일본에 추락했을 때의 가공스러운 공포를 피부로 느끼고 놀랐다.
일본과학교육의 특징은 늘 열리고 있는 과학전람회를 통해 교과서를 보완한다는 점이다.
우주의 신비를 보여주는 우주박람회는 과학전람희를 3월 24일부터 6개월동안 열리고 있고「도오꾜」「우에노」(上野)에 있는 국립과학박물관에서는 연중 각종동물·식물·광물·암석·고생물·인류등을 중심으로한 자연사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작년에는 소련국립과학박물관과 제휴하여 두달동안 공룡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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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생활의 부대시설 완비>
동경을 중심으로 개관되고있는 상설과학관계 전시관은 국립과학박물관 이외에도 배(船)과학관, 시계박물관, 전기통신과학관, 체신종합박물관, 과학기술관, 교통박물관, 사진박물관, 천문박물관, 동경어린이회관, 종이박물관, 인쇄기념관, 섬유박물관, 「가스」자료관, 「도오시바」(東芝) 과학관, 청소년 과학관, 해양과학박물관, 전기박물관등 줄잡아 20여개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국민전체에게 과학에 대한 인식을 평생 몸에 배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일본의 과학교육은 이릍테면 「생애교육」이라고 할수있다.
국민학교에 입학하면 바로 관찰·실험을 통해 자연을 조사하는 능력과 자세를 교육받는다.
입시교육이 아직도 판을 치고있어 강제는 하지 않지만 어릴때부터 과학적 생활을 몸에 배도록 모든 부대시설등 여건을 다 갖추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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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마다 1평짜리 논 가꿔>
각 국민학교에는 4학년부터 과학「클럽」에 참가시켜 스스로 실험하고 만들어보는 즐거움을 맛보도록한다. 5학년이 되면 쌀이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가 아니라 농민이 논을 갈고 모를 심고 비료를 주며 추수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물관리등을 함으로써 비로소 한톨의 쌀이 얻어진다는 사실을 체험을 통해 알도록 교육한다.
학교마다 1평남짓한 논을 갖고있고 학생들이 직접 모를 심어 수확때까지 등·하교길에 물이 있나 없나 관찰토록 하는 것이다.
물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누구라도 물을 대준다.
비료의 효과는 실험실에서 별도로 공부한다. 벼가 누렇게 익으면 비록 참새떼가 모두 쪼아 먹어버리긴 하지만 자기가 심은 논에 벼가 자라 결실을 맺는다는 신기함과 보람을 가슴에 안겨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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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에서「창조」하는 열의>
일본의 과학기술은 흔히 모방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하고있다.
그러나 일본의 과학기술은 단순한 모방에서 그치지 않는다. 끊임없이 개량하여 자기몸에 맞추는「제2의 창조성」이 내재되어있나.
이같이 개량하고 새로운 영역읕 개척하려는 정신은 바로 어릴때부터의 과학교욱에서 잉태되는것이다.
동경시내 공립국민학교를 찾아보았다. 자연이론·공작등 과학시간은 연간 1학년 1백36시간, 2학년 1백40시간, 3학년부터는 l백75시간씩 배정되어있다.
국어시간이 2백시간∼2백80시간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시간수가 같은 과학과 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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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 관찰·고학년은 실험>
과학교육에 배정된 시간은 전체 수업 시간수의 16∼17%. 3학년이하의 저학년에는 관찰, 4학년 이상의 고학년에는 실험을 중심으로 교육하고 있었다.
5학년의 경우를 보면 주 4시간의 이과시간중 토요일에 2시간을 집중 배정하여 1학급의 교실보다 약간 더큰 별도 실험실에서 물고기의 내부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 직접 눈으로 익히게 하고 있다.
학생들은 간단한 해부기구로 물고기의 배를 갈라 아가미가 어떻게 생겼는지 열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일본의 과학기술이 오늘날 최첨단을 걷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이처럼 실험하면서 배우는 과학교육에 있음을 피부로 느씰수 있었다.
일본국민 자신도 81%가 『일본의 과학기술 수준이 높다』고 자부하고있다. <끝>
글·사진 김두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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