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잠실강변로 어제 「차 없는 거리」로|어린이들, 신나는 하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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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휴일 차 없는 거리가 처음으로 실시된 8일 반포·잠실「아파트」지역 강변도로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쏟아져 나와 차량 매연·소음 없는 맑은 강바람을 마음껏 즐겼다.
8일 상오 9시 잠수교∼국립묘지간 강변도로 3군데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되고 일제히 차량통행이 중지되자 도로입구에서 이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던 10여명의 어린이들이 함성을 지르며 자전거를 타고 강변도로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나란히 차 없는 2·1km 거리의 강변로 6차선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신나는 표정들이었고 그 중에는「핸들」을 잡았던 두 손을 번쩍 들어 만세를 부르는 어린이도 있었다.
주민 이상인씨(45·여·반포「아파트」70동 304호)는 막내딸 정혜원양(12·반포국교 5년) 의 손을 잡고 도로를 거닐며『이렇게 조용하고 시원한 강가 놀이터를 두고 이제까지 휴일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갈 데를 찾았다』며 흐뭇해했다.
이날 반포주변 강변로에는 평균 1백여 명이 끊이지 않고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즐겼다. 주민 우영오씨(39·71동 406호)는 휴일 날 오전에 강변로를 질주하는「트럭」의 소음을 듣지 않는 것만도 즐겁다며 차 없는 거리가「아파트」주민들에게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했다.
마씨는 또 아직 주민들에게 차 없는 거리가 알려지지 않아 많은 주민이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불볕이 내려 쬐는 낮 시간을 피해 아침저녁의 서늘한 사간에 차량을 통제하면 더 많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아파트」단지 뒤쪽 장실대교∼남서울 실내체육관 간 강변도로 1·9km에도 20여명의 주민이 나와 자전거를 타거나 「배드민턴」을 즐겼다.
이 바람에 두「아파트」지역 안의 자전거 임대가게에는 많은 어린이가 몰려 차 없는 거리 1시간만에 자전거 파동이 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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