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피니즘」의 고향에 도전하는 한국의 산악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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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국의 산사나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험난한「클라이밍·루트」로 알려진「알프스」의 세계3대 북벽(북벽)에 도전한다.
2일 하오 장도에 오른 악우회의「아이거」북벽 등반대(대장 심의섭·39)를 선두로「바자울」산악회(대표 김성진)가「마터호른」북벽을, 그리고 은벽산악회(대표 문남길)가 올 여름 「시즌」에 나머지 북벽의 하나인「그랑·조라스」에 오를 계획이다.
이들 3대 북벽은「알피니즘」의 본고장인「알프스」의 수백 개 침봉군(침봉군) 가운데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들로「에베레스트」「매킨리」등 우리 귀에 익은 6천∼8천m급 거봉에 비해서는 그 높이가 3천∼4천m밖에 안 된다. 그러나 표고의 절반 이상인 1천8백∼2천m가 발 디딜 자리조차 없는 깎아지른 절벽을 이루어 일단 등반에 나서면 최소한 3∼4일을 줄에 매달려 지내지 않으면 안 된다.
「베이스·캠프」와 여러 개의 전진「캠프」를 만들어가며 정상에 이르는 소위 극지법(극지법)등산과는 전혀 다른「해먹·비브왁」(Hammock Bivouac=줄로 달아맨 상태에서의 노숙)을 위주로 한 등산방식이 필요하다.
절벽 한가운데 매달려 때로는 강풍에, 때로는 폭우나 눈보라에 시달리는 괴로움을 겪으면서도「클라이머」들만이 느끼는 희열을 얻기 위해 세계의 젊은「알피니스트」들이 이 험난한「코스」를 찾아드는 것이다.
이 가운데「하얀 거미」로 불리는「아이거」는「스위스」의「베르너·오벌란드」에서 시작되는「융·프라우」산군의 하나로 높이는 3천9백70m. 남면으로는 3·5km의 빙하가 흐르고 북면엔 1·8km의 직벽(직벽)이 솟아있다.
악우회의 한국등반대(7명)는 오는 18∼25일 사이 등정을 시도할 계획이며 이 기간동안 1천8백m의 직벽을 오르기 위해 4일 동안의「해먹·비브왁」도 예정하고 있다.
은벽「팀」이 택한「그랑·조라스」는「몽·블랑」북동쪽「알프스」제1의 절경을 이루고 있는 6개의 침봉 가운데 하나로 표고는 해발4천1백10m, 초등(초등)은1838년.「에베레스트」원정대원이었던 김병준씨(31)를 포함한 6명의 한국대는 7월 6주간의「프랑스」「샤모니」등산학교를 마친 뒤「몽·블랑」산군의 최난「코스」로 알려진「그랑·조라스」에 도전하게된다.
「알프스」의 상징적인 존재인「마터호른」(4천4백78m은 누구나 한번만 보면 그 모습을 잊지 못하는「피라미드」와 같은 정4각 추의 형태. 1865년 영국의「에드워드·웜퍼」대가 처음 등정에 성공했으나 귀로에 일행3명이 모두 조난, 희생되었다.
일본의「고니시」(소서정계)가 1967년2월 세계에서 네 번째로, 겨울철 등정에 성공했다. 북벽 첫 등반은 1931년.「바자울」산악회의 박영배(31)·윤달재(25)씨 등 2인조는「오스트리아」의「인스브루크」에서 등산훈련「코스」를 밟은 뒤 앞서의 2대 북벽과 마찬가지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마터호른」북벽에 도전할 예정이다. 한편 이들 3개「팀」의 원정을 검토해온 문교부와 대한산악연맹 측은『「바자울」은벽 2개「팀」은 산악운동의 발상지인「알프스」에서 정규등산학교를 수료한 뒤 정찰형식으로 등정을 시도하도록 했으며 악우회 「팀」은 국내의 유능한「클라이머」들로 조직되어 꼭 성공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홍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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