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음영…국립박물관 "격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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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립중앙박물관의 기구및직제가 최근 크게 개편됐다. 중요직제의 개편내용은 박물관 사상 처음으로 섭외창당관(별점직2을)과 해외과를 신설하고 미술과를 미술부로 승격시킨것 등이다. 기구상으로는 문화재관리국 소속이던 민속박물관과 별도 독립기구였던 민속동물관설립사무국을 중앙박물관 산하에 소속시켰으며 국립경주박물관장의 직급을 부이사관(2을)에서 이사관(2갑)으로 승격시켰다. 그러나 독립기구로 분리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각 지방 국립박물관은 중앙박물관의 분관 형태로 남아 여전히 기구상의 문제를 남겨 놓고 있다.
문공부가 중앙박물관기구 및 직제개편을 단행한 것은 박물관이 갖는 유물의 전시·보존·연구등 3대기능을 보다 유기적으로 강화하고 특히 해외교류활동을 활발히 펴 나가기위한 것이다.
섭외담당관과 해외과의 신설은 「한국미술5천년전」의 일본·미국전시를 계기로 궤도에 올라선 해외전시등을 계속 추진키위해 설치된 새로운 직제다. 지난 5월 개막, 81년7윌까지 미국에서 전시되는 「한국미술5천년전」의 「유럽」순회전시(83년예정)를 비롯한 앞으로의 한국문화재해외전시는 그 정책수립과 실무를 모두 중앙박물관에 신설된 이들 두기구가 전담한다.
중앙박물관장 직속 보좌기구의 하나인 섭외담당관은 해외교류활동의 교섭과 주선등을 전담하고 사무국장밑에 소속한 해외과는 해외전시 및 외국문화재의 국내전시등의 실무작업을 맡도록 돼 있다. 문공부는 이번 박물관직제개편을 계기로「문화재해외교류활동」을 박물관 중요기능의 하나로 정책화하고 이를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해외공보관에도「해외부」를 신설, 업무추진을 협조하도록 했다.
민속박물관과 민족박물관설립사무국을 중앙박물관산하로 옮긴것은 같은 성격의 업무를 관장하면서도 소속 부서가 달라 간혹 일어났던 혼선을 없애고 유기적인 업무추진의 원활을 기하기위한 것이다. 이같은 박물관기구의 일 원화에 따라 앞으로의 신설 박물관건립사업업무도 직접 중앙박물관이 관장하게 됐다.
미술과를 부로 승격시켜 부장직급을 부리사관으로 한것과 경주박물관장을 2을에서 2갑으로 올린것등은 박물관 학예직공무원들의 사기룰 높여주기위한 것이다.
이같은 직제개편에 따라 중앙박물관 정량근학예부장관 한병삼경주박물관장이 이사관으로 승진되고 이난영미술과장이 부이사관으로 올라가는 경사를 맞기도했다.
박물관당국자들은 그동안 빈번히 지적돼온 학예직의 우대가 직제개편을 계기로 제도화한 것을 크게 반기고 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대폭적인 이번의 박물관 직제개편이 중앙박물관의 분관형태인 각지방 국립박물관을 독립기구로 분리시키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현재 경주·광주·공주·부여등의 4개 국립박물관은 모두가 중앙박물관의 지휘와 감독을 받는 수직관계의 하급기관으로 돼있다.
이같은 국립박물관 기구편제는 일제의 영향이 남은 구시대적인 편제라는 것이다.
지방국립대학이 모두 국립서울대학에 소숙되지 않는것처럼 지방 국립박물관도 독립된 기관으로 문공부장관 직속기구가 돼야한다는 것이다.
또 현재 2을인 광주박물관장과 3을인 공주·부여박물관장의 직급도 편제 개편과 함께 격상시키는 것이 바람직했다는 이야기들이다.
어쨌든 이번 개편에서 가강중 요한 골격인 편제의 미흡한 점을 그대로 둔것은 문호일실이었지만 그늘에 묻혀있던 박물관의 기능을 크게 강화하고 해외교류의 새로운「푸호를 적극 개척해 나가려는 의욕을 보인점과 학예직의 사기앙양은 박물관 창설이래 가장 큰 쾌거라는것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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