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에 여교사가 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여교사가 70%나 되는 학교가 많다. 국민학교의 경우 70년초 10%미만이던 여교사가 요즘은 전국 시·도 교위별로 평균30∼60%를 차지, 매년5∼10%씩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서울·부산 등 대도시 지역에서는 70%를 넘는 학교도 있어 시·도 교육위원회 등 관계기관에서 여교사전담 실험학교를 운영하는 등 여교사 급증에 따른 일선학교에서의 갖가지 문제해결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경제적 여건이 나아지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많아짐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이미 국민학교 교사의 80∼90%를 차지, 학교에서 야간근무·경비 등에 외부인을 별도로 고용하거나 이 같은 업무전담기업체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5월 현재 전국 시·도별 국민학교 여교사의 비율을 보면 서울이 교원총수 1만5천3백72명 가운데 9천2백66명으로 60·3%, 부산이 6천43명중 3천2백8명으로 53%등으로 절반을 넘어섰고 경기·제주가 각각 45·3%, 37·4%이며 이밖의 지역은 30%안팎으로 집계되었다.
이같이 여교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여교사가 남자교사보다 직장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 이직율이 적고 ▲경제발전에 따른 인력구조의 변화로 남자의 취업분야가 넓어져 이를 여성들이 메우고 있는 새로운 현상이 교육계에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교사직에 대한 인기가 없어 남자고교졸업생들이 교육대학진학을 꺼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이에 따라 교사 신규임용도 여교사가 점차 많아져 서울교대의 올해 졸업생중 2백76명의 발령자 가운데 여자가 2백명으로 73%를 차지했다.
공주교대의 경우 올 신입생 5백22명 가운데 여학생이 3백77명으로 72·2%나 되었으며 2학년 1백61명중에는 여학생이 1백12명으로 69·5%를 차지하고 있다·부산교대는 신입생(4백41명)의 87%인 3백84명이 여학생.
일선학교가운데서도 서울의 경우 문창국민학교 전체교사 1백15명 가운데 여교사가 81명으로 70·4%, 응암국교는 1백명 가운데 70명으로 70%, 우이국교는 1백6명중 74명으로 70%등 모두 3분의2를 넘고있다.
부산주례국교의 경우도 72명의 교사중 여교사가 46명으로 63%, 동래구금사국교는 94명 가운데 62명(66%)이나 된다.
이 때문에 여교사들이 분만휴가로 1, 2개월식 장기결근을 하여 학생들의 수업결손을 초래하거나 숙직·과외생활지도 등을 남자교사가 도맡아 심한 경우 2, 3일마다 또는 1주일 간격으로 야간근무를 해야 하는 등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경남도교위는 이같이 여교사가 늘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 앞으로 4, 5년 후면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여교사가 전체교사의 80, 8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 지난해 7월부터 김해읍 삼성국교와 이북국교 등 2개 교를 여교사전담 실험학교로 선정, 운영하고 있다.
삼성국교는 처음 『6년 동안 여교사에게만 자녀교육울 맡길 경우 성격형성에 지장을 준다』고 학부모들로부터 심한 반발을 받았으나 1년이 지난 지금은 학생들의 학력이 뚜렷하게 향상되고 학교분위기도 훨씬 부드러워져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고있다.
반면 숙직·경비 등에 별도예산을 확보할 수가 없어 학교운영이 벽에 부닥쳐 유일한 남자교사인 교장이 날마다 저녁시간에 학교를 순찰하고 있다.
서울시교위 한 당국자는 『여교사 증가추세는 사회발전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선진국에서는 종전 남자교사들이 맡았던 숙직·경비 등은 이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 맡기는 실정』 이라면서 이러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