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 미사일 쏜 다음날 "적대행위 중지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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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이 오는 4일부터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할 것을 30일 제안했다. 또 오는 8월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 가디언(UFG) 훈련의 취소도 촉구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특별제안을 통해 “남북관계를 전쟁 접경으로 치닫게 하는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단호한 결심을 보여주자”며 “ 4일 0시부터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자”고 밝혔다. 국방위는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제안한다”며 “남조선 당국은 우리(북)의 특별제안에 화답하여 과감한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하며 불미스런 과거와 단호히 결별하려는 의지로 새로운 미래를 향하여 큰 걸음을 내짚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 2월 고위급 회담을 열어 상호비방을 중단키로 합의했다.

 북한의 이 같은 제안은 고(故) 박정희 대통령이 김일성 주석과 합의한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42주년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3~4일)을 앞두고 나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달 26일과 29일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하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면서도 화해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의도를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진희관 인제대(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새로 취임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 새로 꾸린 외교안보라인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해 보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인천아시안게임(9월 19일∼10월 4일)과 교류 접촉을 위해 UFG연습 중단도 요구했다. 북한은 “최근 우리와 합동연습과 공동훈련을 요구하는 주변 나라들이 많지만 우리 군대가 그것을 수용하여 공화국 북반부의 영공, 영토, 영해에서 다른 나라 군대와 함께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2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앞두고 키리졸브·독수리연습 중단을 요구한 것과 같은 패턴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이 한·미 연합 훈련 중단을 조건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하는 것은 진정성이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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