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의 소년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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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 소년·소녀들에게 내일에의 꿈을 심어주는 전국 소년체육대회가 30일 청주·충주·음성등 충청북도 일원에서 개막되었다.
올해로 여덟 번째가 되는 소년체전은 우리나라의 내일의 주인공 청소년들로 하여금 마음껏 힘과 기를 발휘케 함으로써 굳센 체력과 투지를 가꾸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것은 또한 기초적인 스포츠진급을 통해 성장기에 있는 그들의 체력을 향상시키고 체육인구의 저변확대와 내일의 한국「스포츠」계를 걸머질 신인선수를 발굴한다는 뜻도 간직한 겨레의 잔치인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인구가 1백50만, 제주도 다음으로 도세 가 빈약한 충북에서 유사이래 처음으로 전국 규모 대회가 열리게 됐다는 점을 특색으로 들 수 있다. 도세 자체는 빈약하면서도 이 대화를 여섯 번씩이나 제패한 이 고장 사람들로서는 이번 행사에 남다른 감회를 느낄 법하다.
『청풍명월 인심 속에 꽃피우자, 소년체전』이란 이색표어에서도 엿보이듯 인심 좋은 이 고장 본래의「이미지」를 전국 어린이들의 가슴마다에 심겠다는 도민의 열의 또한 대단한 듯 하다. 대회를 앞두고 전선수단의 갑절을 수용하고도 남을 1천8백 여가구가 무료 민박신청을 했다는 소식은 이 메마른 세상에 길이 기억될 흐뭇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50대의「택시」운전사들이 무임승차를 결의했다는 얘기까지 틀리고, 전차와 병원의 무료 「서비스」에 적잖은 성금까지 모였다니 가난한 도세로 보아 너무 큰 무리를 강행한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우리 체육사장 일찌기 듣도 보도 못한 이 인심 좋은 행사가 참다운 성공을 거두는 길은 끝까지 「페어·플레이」정신으로 일관하여 말썽 없고 격조 높은 행사가 되면서 또한 전체적인 수준향상과 풍성한 경기 기록을 세우는데 있음은 더 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다.「몬트리올· 올림픽」 때의 「코마네치」나 그에 앞서「올가·코르부드」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오늘날 세계「스포츠」의 추세는 10대의 무대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영부문에서 비록 세계기록에는 멀리 미치지 못하지만 ?대에 의해 연거푸 신기록이 수립되고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한국 「스포츠」가 세계 무대의 높은 벽에 도전키 위해서는 10대를 위한 체육에 보다 과감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이런 뜻에서 소년체전은 도 단위의 대항전이라는 성격에서 한 차원 높여 세계로 도약할 한국의「스포츠맨」을 발굴하는 광장으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각급 학교별 체육지도에도 한? 힘쓸 것을 당부하고 싶다.
그리고 체전이 열릴 때마다 온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온 부정선수시비를 이번 대회부터는 반드시 없애야 할 것이다.
문교부는 이미 각시·도교위에 부정선수의 엄격한 근절을 지시, 부정선수가 참가한 사실이 밝혀지면 선수·임원은 물론 학교장·해당 교육감까지도 서정쇄신의 차원에서 문책하겠다고 했다.
이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어 부정선수시비로 자칫 자라나는 ?대 소년·소녀들의 마음에 상처를 수는 일이 아주 없어져야겠다. 승부는 어떤 경우건 공정한 것이어야만 떳떳한 것이다. 특히 소년체전 같은 행사일수록 승부에 집착하기보다는 공명정대한「페어 .플레이」 정신으로 일관되어야 한다. 이 행사 자체가 2세 교육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충청도 인심· 한번 보이자』는 충북 도민의 선의가 응결된 이번 대회가 끝까지 말썽 없이 진행되고 한국소년체육사에 필이 남을 알찬 수확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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