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비료부대를 활용|값싼 육묘상자를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기계모내기(기계이앙)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육묘상자를 쓰고 버리는「비닐」비료부대를 이용, 다량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경기도 안성군 농촌지도소 작물 계장 이현성씨(41)가 개발한「비닐」육묘상자는 개당 생산비가 77원에 불과해 현재 통용되고 있는 PVC 육묘상자 6백40원보다 무려 5백63원을 절감, 농민들에게 큰 도움을 주게됐다.
이씨가「비닐」비료부대를 이용, 육묘상자를 만들게 된 것은 현재 쓰고 있는 PVC상자가 비쌀뿐 아니라 육묘과정도 복잡해 농민들이 기계이앙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인데서 착안했다.
경기도 농촌진흥원과 농촌진흥청으로부터 공인을 받아 올해부터 보급에 들어간 이 육묘상자는 이미 안성군관내 농민 1천3백48명에게 2차에 걸쳐 교육을 시켰고 올해 2백70ha에 설치, 완벽한 육묘방법임이 확인됐다.
이 상자는 세로60cm, 가로30cm, 높이3cm로 비료부대 1장으로 상자3개를 만들 수 있다. 작업과정이 간편한 이점도 있다.
PVC상자가 상토·파종·복토·적재·「비닐」보온·출아 ·녹화·경화 후 옮겨 못자리 「비닐」치상등 복잡한 반면「비닐」상자는 못자리를 설치하고 바닥이 굳은 다음 비료부대를 3상자 규모로 깔고 상토한 다음 파종·복토·「비닐·터널」을 만들면 된다. 현재 기계이앙기 1대값은 1백20만원으로 1대의 연중 이앙가능 면적이 10ha. 여기에 소요되는 육묘상자가 3천개에 달해 개당 6백40원씩 모두 l백92만원이 든다.
또 사용기간 3∼4년 동안 쌓아둘 창고가 필요하며 잘못 보관하면 상자가 뒤틀려 못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비닐」상자는 비료를 쓰고 버리는 빈「비닐」부대를 규격에 맞게 잘라 바닥에 PVC상자처럼 구멍을 뚫고 직접 못자리에 깔고 육묘를 시작한다. 수명이 4년이며 보관도 편하다.
설치비용은「비닐」값(비료부대 21원)7원, 상자 만드는데 필요한 철판테값 50원, 제작노임20원등 1상자 값이 고작 77원이다.
3천개 값이 23만원에 불과 PVC상자보다 1백69만원이 절약된다.
경기도내 기계이앙기는 4백25대에 달하는데 육묘상자를 모두 비료부대를 이용해서 만들어 쓸 경우 7억1천7백여만원의 영농비가 절감된다.
한편 경기도는 새로 개발된「비닐」육묘상자를 내년부터 도내 전역에 확산 보급키로 했다.<수원=김영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