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평양 통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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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기위한 다각적인 외교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발트하임」「유엔」사무총장은「유엔」사상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고, 미·일 양국정상의 공동성명은 남북대화의 결실을 통한 한반도의 안정확보를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이와 직접 관련된 사항은 아니나 지금 평양에서는 대규모 미국취재진이 북한의「편모」와 바깥 세계의「눈과 귀」를 이어보려고 여러가지로 애들을 쓰고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상원의 외교문제 연구반은 북괴의 태도연화를 촉진하기 위해 북괴와 무역거래를 트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제기했다고도 들린다.
이러한 탐삭과 시도 내지는 세득들은 모두가 제각기 다른 각도에서 제기된 별개의 사항들이면서도 결국엔 하나의 공통된 의도를 담고 있는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북괴를 어떻게든 국제 사회의 정당한 대화의 양으로끌어내야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북괴는 이쪽 사정에 대한 오판과 자체사정에 대한 과대망상으로 정당한 대화와 공존을 외면하며「혁명」과 적화통일에만 집착해왔다.
그래서 북괴가 그 비현실적이고 부정확한 사태판단을 청산하지 않는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정당한 남북대화란 요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남북대화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정착문제는 곧 북괴의 오판과 과대망상을 불식시키는 상황 조성으로 귀일되어야 했다.
우방의 입장에서 북괴의 오판과 과대망상을 방지하는 길은 북괴에 의한 한국의 안전 파괴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는 확고한 태세와 결의를 표명하는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일본을 포함한 속「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다』고 한 미일정상의 공동성명은 바로 그러한 결의표명의 하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했다.
「카터」 미국대통령이 최근에 와 주한미군의 철수계획을 전면 재조정하게 된 사정 역시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철군계획이 북괴의 그 어떤 태도변화를 수반하지 않는한 철군의 긍정적 의미와 효력은 없는 것이며, 그 효력이 발생할 시기까지 철군은 무조건 중지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이러한 북괴오판 방지전략과 병행해서 또 한가지 추구해야할 일은 대화촉진에의 적극적인 외교노력이다.
미일 정상의 남북대화 촉진의사나「발트하임」 총장의 북경·평양방문및 미상원 일각의「북괴와의 무역거래론」은 바로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간주해도 무방할듯 싶다.
오랜 폐소와 아집의 포로가 된 북괴에 계속 바깥세계의 분위기와 통념을 일깨워주는 요법은 그런대로 일정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탁구대회를 둘러싼 그들의 태도및 미국기자들의 취재활동에 가해진 갖가지 제약에서 드러났듯이, 외부의 세계를 대하는 북괴의 자세는 여전히「역이용 기도」와 「경직성」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었다.
이 점에서 북괴를 정당한 의미의 남북대화로 끌어내려는 주변의 각종 시도는 하루 이틀에 당장 그 효과가 날것이라 기대할 수 는 없을 것이다.
4일 서울에 들어오는「발트하임」총장의 가방속에 과연 어떤 내용의 처방이 들어 있을지 왕친해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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