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의 골프야 놀자] 12. 어드레스 때 공 위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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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들이 경기에 나갈 때 클럽은 퍼터를 포함해 14개까지만 허용돼요. 더 많이 소지했다가 적발되면 홀당 2벌타씩, 한 라운드 최고 4벌타까지 받게 되지요. 즉, 최대 14개의 클럽을 사용해 공을 홀컵에 가장 빨리(적은 타수로) 넣는 게임이 골프예요. 클럽의 선택은 주로 홀컵까지 남은 거리, 그리고 공이 놓여 있는 지면의 상황을 감안해 결정합니다. 그러니 길이가 각각 다른 클럽들을 모두 잘 칠 수 있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요. *** 8,9번 아이언 중간에 놓고 치고 이번 주에는 길이가 다른 클럽들을 사용할 때 알아둬야 할 기본을 설명해 드릴게요. 원칙적으로 골프 스윙은 클럽의 길이와 상관없이 똑같아야 해요. 어떤 클럽을 잡더라도 스윙궤도와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대신 어드레스 때 공의 위치를 달리하는 겁니다. 조금씩 공의 위치를 달리해 똑같은 스윙을 하면 되는 거예요. 그러면 클럽헤드의 모양과 샤프트의 길이에 따라 공이 날아가는 거리와 탄도가 달라지게 되지요. 공의 위치는 한마디로 '클럽이 짧을수록 오른발 쪽으로 가까이'입니다. 사진A를 보세요. 맨 왼쪽에 있는 공이 제가 쇼트 아이언(8~9번)을 칠 때의 위치예요. 두 발의 한가운데쯤 공을 놓지요. 가운데 공은 5~7번의 미들 아이언을 사용할 때 위치입니다. 몸 중앙에서 왼발 쪽으로 조금 더 가 있어요. 맨 오른쪽은 드라이버와 같은 롱 우드를 칠 때의 위치랍니다. 클럽이 짧아질 때마다 공 위치가 오른발 쪽으로 가는 이유는 클럽 헤드의 로프트(샤프트와 클럽헤드가 이루는 각도) 때문입니다. 로프트가 큰 쇼트 아이언의 경우 공 아랫부분을 정확히 때리기 위해선 클럽의 구조상 오른 발 쪽으로 공이 다가가야 해요. 공의 위치는 또 스윙 궤도와도 관련이 있어요. 아이언샷은 다운 블로 상태에서 공을 때려야 합니다. 즉, 클럽헤드가 스윙의 최저점에 이르기 직전에 임팩트가 되는 거지요. 선수들이 공을 때릴 때 공 앞부분의 뗏장이 떨어져 날아가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에요. 말하자면 '앞 땅'을 치는 것이지요. 그린 위에서 백스핀이 걸리는 것도 그렇게 다운 블로 샷이 되면서 공을 역회전시키기 때문이랍니다. 만약 공이 더 왼쪽으로 가 있다면 스윙의 최저점을 지난 뒤에 공이 맞게 되겠지요? 그러면 '뒤 땅'이나 공의 머리를 때리는 샷이 나오게 돼요. 그러면 드라이브샷을 볼까요? 사진B는 드라이버 티샷 모습이에요. 가장 긴 클럽이니까 공도 거의 왼발 부분까지 가 있지요. 흔히 "왼발 뒤꿈치 안쪽의 연장선에 공을 놓는다"고 해요. *** 드라이버는 '어퍼 블로'로 때려야 그러면 스윙 궤도상 클럽헤드가 밑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공을 때리는 '어퍼 블로(upper blow)'가 됩니다. 스윙의 최저점을 지나 올라가면서 임팩트가 되는 것이지요. 공을 티에 올려놓고 때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어퍼 블로로 때리면 백스핀이 줄어 비거리가 늘어나고 공이 지면에 떨어진 뒤에도 많이 굴러가지요. 자, 지금까지 설명해 드린 건 평지에서의 기본 원칙입니다. 오르막이나 내리막 경사, 러프나 샌드벙커 등에서의 트러블 샷에서는 상황에 따라 공의 위치가 달라집니다. 다음에 매 상황에 따라 구체적으로 설명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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