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뺨치는 기능과 권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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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OPEC라면 석유값인상의 원흉이랄 정도로 적대시하는 서방기자들의 시각이 어떤면에서 OPEC의 특성을 적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서방세계의 온갖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이제 OPEC가 효과적인 석유공급 「카르텔」로 성장한 이상 이런 단색의 인상보다는 새로운 인식으로 이에 대처하는 것이 석유소비자인 우리로서는 현명할 것 같다.
OPEC는 이제 기능면에서 뿐아니라 권위면에서도 「유엔」 같은 국제기구와 대등한 위치에 올라있다.
이 기구의 직원들은 「유엔」직원들처럼 관계국간에 외교관예우를 누리고 있고 유치했던 초기와는 달리 정보체제도 방대하다.
본부산하에는 경제·행정·법률·정보와 기술등 5개 전문연구국이 마련되어 있고, 미국·영국의 경제정보회사를 고용, 석유「메이저」들의 투자내용과 이익등 비밀을 수시로 조사, 감시하고 있다.
또 「메이저」들은 「빈」의 OPEC본부 앞에 정보원을 배치, 출입자들의 정체를 파악함으로써 OPEC의 다음 행동을 살펴야 할 형편이다.
OPEC는 오늘의 현실세계에 군림하고 있으며 최소한 앞으로 10년 동안은 그들에 의해 석유의 공급상황과 가격추이가 좌우되게 되어있다. 지금은 탐욕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OPEC지만 실상 서방측 석유독점체제의 탐욕속에서 잉태되고 성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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