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퇴임 염홍철 대전시장 "현장 확인하는 행정 직원들 꼭 지켜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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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30일 퇴임하는 염홍철(70·사진) 대전시장은 2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고은 시인의 『그 꽃』으로 자신의 심경을 대신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 한 그 꽃’. 앞만 보고 달려온 그동안의 행보 대신 사람과 자연을 보고 좌우도 살피면서 여유 있게 살겠다는 뜻이다.

 염홍철 시장은 관선을 포함해 대전시장을 세 번이나 지냈다. 재직기간만 10년이다. 대전시청을 떠나는 그의 소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염 시장은 지난 23일 주관한 마지막 업무회의에서 “시민 우선의 행정을 위해 꼭 지켜야 할 다섯 가지를 후배 공직자들에게 남기고 싶다”며 ▶현장확인 행정 ▶신속한 민원처리 ▶상향식 의사결정 ▶서비스 행정 강화 ▶책임·도덕성 확보 등 5계명을 당부했다.

 염 시장은 “짧게는 4년 길게는 20년간 대전과 함께 했다. 힘들고 섭섭한 게 있지만 좋은 감정만 간직하겠다”며 “재임기간 시민 한 분이라도 행복을 느끼게 했다면 그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세 번의 시장을 지내면서 거둔 성과에 대해 그는 “관선 때인 1993년 개최한 대전엑스포와 우여곡절 끝에 유치한 정부대전청사가 기억에 남는다”며 “대덕연구개발특구 유치와 복지만두레(대전형 복지시스템), 시내버스 준공영제·무료환승제 도입 등도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했다. 염 시장은 민선 3기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관사를 반납했다. 그는 “지금도 몇몇 자치단체에 관사가 남아 있는데 모두 세금으로 운영한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염 시장은 퇴임 후 저서 집필과 대학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시청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했고 9월부터는 배재대에서 강의가 예정돼 있다.

 염홍철 시장은 “마지막 회의 때 당부했던 5계명만 지키면 ‘세월호 참사’와 같은 불행한 사고를 예방하고 시민이 만족하는 행정을 해나갈 수 있다”며 “크고 거창한 개혁도 좋지만 작은 일부터 바로 잡고 솔선수범해 나간다면 시민의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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