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내리는 신낭만주의|서구문명"최후의 피난처" |「말로」등 주축··「미학의 통일」겨냥,| 문학운동으로 넓게 번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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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배금주의와 정보,기계주의가 홍수를 이루면서 현대인은 이미 오래전에 낭만을 상실했다.가령 문학에 있어서 낭만주의는 「러시아」혁명이후 사회주의적「러얼리즘」 과 2차대전후 실존주의의 등장으로 완전 소멸했다. 가장 이상적이라고 믿었던 낭만주의의 붕괴현상이 두드러진 오늘 신낭만주의의 등장이 예고되고있어 주목을 끈다. 그것은 서구문명의 종말적 방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보인다.『과연 우리(현대인)는 낭만적일수 있는가?』 라는 폭탄적 질문을 저명한 비평가이자 작가인「공자그·섕·브리스」 가 제기한 것이다.
그의 새 저서 『절대적 낭만주의』는 「앙드래· 말로」가 제기한 바 「2천년대의정신」 에 다다를수 있는가의 여부에 분명한 해답을 가했다. 『서구문명이 뒤흔들리고 「이데올로기」가 무너져 내리며 사회가 와해되어가며 정치가 기능을 잃고있는 오늘, 신낭만주의는 인간의 소리를,꿈을,종말기의 피난처를 제시했다』라는「르·몽드」지의 대서특필은 결코 과찬이 아니다.
「헝가리」의 문예비평가「루카치」가 『이성의 파괴』를 통해 매장했고 「히틀러」가 탕자의 문학으로 불살랐던 낭만주의는 이념의 혼란기에 있어서도 「사강」 「르·크레지오」 「바스티르」 「모디아노」 등의 현대문학에서조차 숨죽이며 살아왔으나『절대적 낭만주의』는 「토마스·만」 「바그너」 「말로」의 일생과 신념을 낭만주의로 평가했으며「네르발」「에세닌」「마야코프반키」「미시마·유끼오」 「버지니어·울프」 「헤밍웨이」 「앙리·르·몽테를랑」등을 이「카데고리」에 넣고 『신낭만주의는 21세기의「에스프리(정신)』라고 선언했다.
문학에 있어서 신낭만주의는 기법상의 문제가 아니라 「랭보」 와 「릴케」 「바슐라르」와 「아포리네르」 「보브·디란」 과 「쥘·라포르그」등의 잃어버린 전설을 통한 서구미학의 통일을 겨냥하고 있다.
이를 새운동으로 결집하려는 「장·에레르·아리에」「미셀·르·브리스」 「장·루이·르·랑뷔레」등 작가들은 『절대적 낭만주의』 의 저자를 전폭적으로 지원, 현재 『낭만적선언』을 공동으로 준비중이다.
여하간 새로운 문학운동으로 확대되어갈 것이 분명한 신낭만주의는 현대인이 가장 그리워하면서도 망각해버린 사랑과 죽음,환상과 정열을 재발견시킨다는 점에서 그만큼의 의미를 부여할수 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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