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도서] 『삼봉 정도전의 건국철학』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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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삼봉 정도전의 건국철학』(김용옥 지음, 통나무)

이 책에 인용된 ‘조선경국전’의 한 대목을 보자. “임금의 지위라는 것은 높기로 말하자면 한없이 높은 것이요, 귀하기로 말하자면 한없이 귀한 것이다. 그러나 단 한 번이라도 그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참으로 크게 걱정할 만한 일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이방원은 왕권을 강화하고 조선을 ‘이씨’의 나라로 만들려 했지만 정도전의 생각은 달랐다.

이 책에 따르면 정도전은 ‘왕은 절대권력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유능한 재상을 선출하고 이들이 합리적으로 정사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정도전이 이념 설계를 완성했고, 그 설계를 구체적 현실로서 실현할 수 있는 권력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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