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어린이 유괴살해 후 돈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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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안양】이웃 어린이를 유괴, 살해한 뒤 부모를 협박, 금품을 요구하던 10대 소년이 경찰에 붙잡혔다.
안양경찰서는 13일 이모군(19·경기도 시흥군 소래면 계시리)을 미성년자약취 및 강도살인 시체유기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은 지난 8일 하오7시30분쯤 집 앞에서 놀고있던 같은 마을 유병천씨(46)의 3남 기형군 (12·계수국교 4년)을『빵을 사주겠다』고 꾀어 2백50m쯤 떨어진 앞산 포도밭으로 끌고 가 두 손으로 목졸라 죽인 후 미리 갖고 간 철사로 두 손을 묶고 무게 20kg가량의 돌멩이를 달아 인근 과림저수지에 빠뜨렸다는 것.
이군은 3일 뒤인 11일 하오3시쯤 유씨 집 앞으로『기형이는 내가 보호중이다. 아들을 찾고 싶으면 12일 하오7시까지 부천시 심곡동 중앙극장 1층 남자화장실 물「탱크」아래에 현금 1백50만원을「비닐」에 싸 갖다 놓아라』는 협박편지를 써 유씨 집 대문 틈에 꽂아 놓았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유씨가 마련한 현금 25만원을 범인이 지시한 장소에 갖다놓고 잠복 중 12일 하오 10시쯤 돈을 받으러 나온 이군을 검거했다.
이군은 이날 밤 극장 앞을 지나가던 안모군(12·소사국교6년) 에게 극장표를 사준 뒤 『남자 화장실에 있는 물건을 가져오면 2천원을 더 주겠다』고 꾀어 극장 안으로 들여보냈다가 안군을 뒤따라 나온 경찰관에게 붙들렸다.
이군은 경찰에서『돈을 마련해 미혼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형들을 장가보내 잘 살아보려고 범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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