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펠러」사인의 열쇠 쥔 두 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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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사건 뒤에 숨은 여자를 찾아라』는 말은 수사상의 ABC이지만「넬슨·록펠러」의 갑작스런 죽음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사망을 전후한 수 시간동안「로킨 (고「록펠러」전부통령의 애칭) 자신을 포함한 가족·측근들의 석연치 못한 언행들, 그리고『발표된 사실』과 『밝혀진 사실』들간의 엇갈림은「로키」의 죽음을 복 많은 부호노인의 자연사로 보다는 『하나의 사건』으로 떠올리게 하는 이유가 되게 한다.
게다가「로키」의 임종순간을 함께 한 사람은「록펠러」부인이 아니라 평소『「록펠러
」부인처럼 행동했던』25살 짜리 미모의 처녀비서 혼자였고, 또 구급요청을 하기 전에 여자친구를 불러 모종의 도움을 청했다는 것. 기자들의 탐문취재결과『질다란 검은「가운」』 을 입은 젊은 여자가「로키」의 시신과 함께「앰블런스』를 탔다는 사실과 경찰에 신고한 목소리가 여자였다는 것이 드러났다.
가장 최근에 밝혀진 사실은「로키」와「마섀크」양의 관계가 단순한 주인과 고용인의 정도를 벗어난 것이었다.
「뉴욕·포스트」지가 12일 가족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한 정보로는「로키」는 미술연구원 비용 조로 매년6만「달러」를 주었다고 한다.
평소「마섀크」양의 오만한 태도에 역겨움을 느꼈다는 가족소식통은『「마섀크」는 하루24시간「로키」의 부름에 대기하는 여자』였으며『그녀는 마치「록펠러」여사처럼 행동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록펠러」가「마섀크」양에게 돈을 얼마든지 쓸 수 있도록 허락했고「포겐티코힐」에 있는「록펠러」의 장원에서 승마교습까지 받도록 해주었다고 했다.
53년 10월「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마섀크」양은 큰 키에「블론드」머리를 가진 미녀. 웃을 때 볼우물이 패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녀는 76년 여름「워싱턴」DC에서 AP「라디오」기자를 6개월간 했는데 우연한 기회에「록펠러」부통령과 단독회견을 한 것이 인연이 돼 곧「록펠러」의 공보비서실에서 일하게됐다.
글 솜씨가 상당해「록펠러」의 연설문을 작성하는 일도 했으며「록펠러」가 부통령에서 물러나「뉴욕」으로 돌아간 뒤에도 따라와 5권 짜리 예술관계책을 집필, 출판하는 일을 도왔다.
AP「라디오」시절의 상사「빌·매몰로스키」는「마섀크」양이 매우 능동적으로「뉴스」거리를 취재하는 총명하고 야심만만한 여기자였다고 기억했다.
한편「마섀크」양의 전화를 받고「록펠러」의 시내 집으로 갔던 NBC-TV의「피어스」양(36)은 변호사를 통해 해명서를 발표했다.
「피어스」양은 그날 밤 10시50분에서 11시 사이에「마섀크」양으로부터「록펠러」가 심장마비를 일으켰다는 연락을 받고「아파트」의 수위와 함께「록펠러」의 시내 집으로 갔다고 말했다. 그녀는「록펠러」가 방안「소파」에 누워 있었으며「마섀크」양 혼자서「록펠러」의 입에 자신의 입을 대고 인공호흡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피어스」양은 당시「록펠러」가 사망했는지 알 수 없었다고 말하고『「록펠러」의「프라이버시」와 체면을 지켜야 되겠다』고 생각되어 곧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러나「록펠러」 의「프라이버시」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피어스」양은 자기가「록펠러」를 만난 것은 딱 한번뿐이라고 주장했으나「록펠러」가 하는 일에 관계된 것은 이미 68년부터였음이 드러났다. 42년8월「시카고」태생인「피어스」양은 64년 남「캘리포니아」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하고「에보니·매거진」에 들어가 편집차장과「뉴욕」사무소에서 편집인으로 4년간 일했다.
68년에는「록펠러」가 그녀를「뉴스」와 방송연구위원으로 임명했는데 이때『잡지에 있어서 미국여류언론인의 위치』라는 논문을 썼다.「피어스」양은 68년부터 71년까지 CBS방송의 특파원을 지냈으며 73년에 NBC방송에 입사했다. 주로 일요대담「프로」를 맡아 작년까지 90분 짜리「프로」를 갖고 있었으며 요즘은「프라임·오브·유어·라이즈」라는 성인상대「프로」를 30분간 방송하고 있다.【뉴욕=김재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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