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유목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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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당선작도 가작도 아닌 장려작으로의 입선은 그저 반가울 수만은 없다.
마치 정원을 초과한 막차에 간신히 구제된 기분이니까. 그러나 나의 문학 수업이 외로운 것이었고 8백여 장의 장편을 단지 20일만에 해치운 무모함으로는 너무나 분에 넘치는 상이기도하다.
어쨌든 나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처음의 시도가 빚을 보았고 이 빛이 결코 쉽게 꺼지게 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수 없이 하고있는 중이다.
해가 바뀌어 나는 나이를 하나 더 했다. 그러나 내 주변과 내 의식은 항상 탄력을 거느리고 있다.
내 곁에 영원히 머물러줄 것 같은 젊음과 소유가 풍요하지 못한 젊은이들이 꿈꾸는 이야기들을 아름답게 남기고싶다.
내게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은 나를 지켜 보아줄 의무를 지신 것이다. 이 억지스러운 의무를 지우는 것은 나에 대한 채찍이기도 하다.

<약력> ▲48년=전남태생▲78년=「농민문예상」수상▲현재=대한가족협회전남지부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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