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진, 중국 13억 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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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올림픽최종예선 1차전 한중전 갤러리]

경기 MVP를 차지한 최성국(21.울산 현대)의 현란한 몸놀림이 중국의 '만리장성'을 한 순간에 무너뜨렸다. TV 생중계를 통해 '한국 축구 타도'의 순간만을 숨죽여 기다리던 13억 인구의 중국 대륙은 또다시 비탄에 잠겼다. '공한증'은 역시 중국 축구의 고질병이었다.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3일 밤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4 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에서 후반 36분 터진 조재진(23.수원 삼성)의 결승골로 중국에 1-0 승리를 거뒀다.

비록 힘겹게 첫 걸음을 뗐지만 한국은 최종예선 1차전을 승리로 장식, 올림픽 본선 티켓 확보를 위해 순조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한국은 중국과의 올림픽대표팀 간 맞대결에서도 7전 6승 1무를 기록하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으로선 안방에서, 게다가 네덜란드에서 박지성(23.아인트호벤)까지 불러들여 치른 이날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한 판이었다. 하지만 후반 36분 결승골이 터지기까지는 답답한 내용이었다.

조재진과 최성국을 투톱으로, 박지성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워 3-4-1-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한 한국은 초반부터 흔들렸다. 공격 빈도는 잦았지만 상대 골문을 쉽게 열어 젖히지 못했고, 오히려 역습에 말려 위기를 맞기도 했다. 또 잦은 패스 미스로 골 지역 근처까지 볼을 이어가기도 힘들었고 제대로 찬스를 만들기도 쉽지 않았다.

후반 들어서도 비슷한 양상은 계속됐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조병국이 날린 회심의 헤딩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이어 김두현의 중거리슛과 박지성의 왼발 터닝슛이 이어졌으나 아쉽게 골대를 비켜갔다.

득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할 것 같던 불안감은 후반 36분에서야 날아갔다. 하프라인 근처 한국 진영에서 볼을 잡은 최성국에게서 결승골은 시작됐다. 상대 페널티지역 안까지 단독으로 치고 들어간 최성국이 뒤늦게 달려든 수비수 다리 사이로 패스를 했고 뒤따라 골문으로 대시하던 조재진은 골키퍼도 없는 빈 골문으로 가볍게 차 넣어 마침내 중국 골네트를 흔들었다.

승점 3점을 획득한 한국은 오는 17일 원정길에 올라 최종예선 최대 고비인 이란과의 2차전을 치른다.

상암=특별취재반

◆한.중전 특별취재반 명단

김삼우 차장 장치혁 김태주 김용우기자 (이상 체육부)

김진경 차장 이영목 송영신 배철용기자 (이상 사진부)

조재진 결승골 중국에 1대0 승리

최성국, 골과 다름없는 어시스트
한국 대 중국, 2004 아테네올림픽 최종예선 1차전

한국이 베일에 가렸던 중국과의 첫경기서 승리했다.

3일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벌어진 2004아테네올림픽 최종예선 1차전에서 한국은 후반 36분경 최성국의 결정적 패스를 조재진이 슛으로 연결. 1대 0으로 중국을 물리치고 올림픽 진출을 위한 귀중한 1승을 챙겼다.

그동안 모든 전력을 쉬쉬하면서 감추고 두달간 한국의 기후와 비슷한 곳에서 비밀 연습을 해왔다던 중국은 경기 초반 다소 거친 플레이로 한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가 했지만 이내 드러난 중국의 실체는 몇번의 역습을 제외하곤 공한증에 시달리던 모습과 별반 다름 없이 무기력했다.

한국은 시작과 함께 대등하게 받아치는 중국의 플레이에 다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공격과 수비에 걸쳐 압도적으로 앞서는 플레이를 펼쳤다.

전반을 득점없이 주도권만을 확실화게 쥔 채 마친 한국은 후반에 들어 더욱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했다. 전반의 무딘 공격을 만회라도 하듯 거칠게 중국을 몰아세웠다.

후반 36분경 중국의 역습에 코너킥을 내줘 위기를 맞던 한국이 코너킥을 막아내며 곧바로 역습을 시도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받은 최성국은 한마리의 야생마와 같이 볼을 몰고 들어가며 중국의 문전까지 쇄도했고 정면, 측면에서 방어하던 상대 수비수의 사이로 절묘하게 패스, 맞은 편에서 문전으로 들어오던 조재진이 오른발 안쪽으로 가볍게 차 넣어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후에도 최성국은 분위기를 주도하며 골 찬스를 만들었지만 한국은 추가골을 얻는데 실패하고 1대 0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과의 홈경기에서 1승을 먼저 챙겨 남은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한층 덜게 됐다. 중국의 공한증도 계속 이어지게 됐다.

하지만, 이날 한국의 공격력은 부족한 점이 많았다. 쉴새 없는 공격에도 불구하고 최종 공격수에게 볼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고, 최종공격수도 골 찬스를 잘 만들어내지 못하는 등 시종 무딘 공격으로 일관했다. 중국도 한국을 상대로 때때로 얻은 공격기회를 어이없는 플레이로 살리지 못하는 정제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줘 '숨겨뒀다던 전력'은 없는 듯이 보였다.

한국은 박지성이 플레이메이커로 한 몫 했지만 아쉬움과 숙제가 많이 남는 경기였다.

[한국 대 중국, 2004 아테네올림픽 최종예선 1차전 문자중계]

[전반전]

[1분경] 한국이 중국 진영에서 첫번째 프리킥을 얻었지만 기회를 살리지는 못했다.

[3분경] 중국은 역습으로 한국진영을 빠르게 돌파하며 공격했지만 무위로 그쳤다. 중국은 초반부터 거세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

[7분경] 김동진이 중국 진영 좌측을 치고 들어가며 골쪽으로 볼을 올렸고, 이를 조재진이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11분경] 중국의 류타오가 하프라인 근처에서 최원권에게 과도한 플레이로 경고를 받았다. 이에 프리킥을 문전에 곧바로 연결한 볼을 받은 김동진이 골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슛을 시도했지만, 힘없이 흐르는 땅볼로 골 오른쪽을 지나쳤다.

[15분경] 양팀은 서로 볼빼앗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다소 거친 플레이를 펼치며 하프라인을 중심으로 양측 진영를 왔다갔다하며 플레이를 이어갔다. 한국은 패스성공률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21분경] 한국은 중국진영에서 지속적인 공격을 시도하고 있지만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고 중간중간 흐름이 끊기는 한편 중국의 역습이 시도될뻔하는 불안한 순간이 반복됐다.

[23분경] 하프라인 오른쪽에서 단번에 페널티에어리어 안쪽으로 연결된 볼을 중국 골키퍼가 중간에서 막아내려 점프했다. 이때 완전히 잡아내지 못하고 흐른 볼을 김동진이 슛했지만, 수비수를 맞고 튀었고, 조재진이 다시 슛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도 골키퍼의 다리사이에 걸려 골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28분경] 한국은 중국진영에서 파상공격을 퍼부었지만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한채 조금은 위력이 없는 플레이에 그쳤다. 하지만, 초반과는 달리 공격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았다.

[31분경] 중국 진영을 쇄도하던 김동진 다시 올려준 볼을 양팀 선수가 공중볼 다툼을 하는 가운데 뒤로 흘러나왔고, 최원권이 논스톱 강슛을 시도했지만 골포스트를 벗어났다.

[34분경] 34분경까지 양팀의 볼점유율은 한국이 68%, 중국이 32%를 보였다.

[36분경] 한국의 프리킥을 막아낸 중국이 순간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역습을 시도, 코너킥을 얻어냈지만, 헤뎅슛이 골을 많이 벗어나는데 그쳤다.

[45분경] 볼을 계속 점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골 앞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내지 못하던 한국은 45분경 우측에서 중국에 코너킥을 허용, 두웨이가 강한 헤딩슛을 시도하도록 하는 위험한 순간을 맞았다. 전반전은 양팀 모두 득점 없이 0 대 0으로 마쳤다.

[후반전]

[2분경] 중국진영 우측에서 꺾어 올려 준 볼을 반대편에서 기다리던 조병국이 정확하게 머리로 연결,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상대편 골키퍼 정면으로 가는 바람에 골을 얻지는 못했다.

[6분경] 그라운드 오르쪽을 돌파해 들어간 한국은 중국 페널티에어리어 안쪽에서 볼을 받은 박지성이 골키퍼를 등지고 차분히 연결해준 볼을 김두현이 중거리슛으로 연결했지만 골을 벗어났다.

[8분경] 후반들어 전반에 비해서 좀 더 강한 공격을 펼치고 있는 한국이지만, 결정적 순간에 볼 처리가 미숙한 모습은 사라지지 않고있다.

[11분경] 중국의 선수교체가 있었다.

[15분경] 연이어 펼쳐지는 한국의 공격은 흰 유니폼의 중국 수비를 잘 넘지 못했다. 공중볼은 중국의 장신수비에 밀려 볼을 머리에 대지 못해 최전선에서 골로 연결시키키는데 실패했다.

[17분경] 한국도 선수교체 , 최태욱을 기용했다.

[18분경] 한국은 중국의 코너킥이 뒤로 튄 볼을 중국이 다시 한국 문전으로 차 올리자 수비수 최원권이 머리로 잘랐지만, 우연히도 중국에 연결돼 슛을 허용하는 위험한 순간을 넘겼다.

[22분경] 순간순간 골을 놓쳐 중국의 역습을 허용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공격 기회를 맞고 있는 한국은 다양한 루트로 중국을 압박했지만 공격의 허리에서 연결이 잘리거나, 최종 스트라이커가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26분경] 한국은 최원권을 빼고 박규선을 투입하는 두번째 선수교체를 했다.

[30분경] 한국은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지만, 어이없는 상화에서 볼을 빼앗기는 실수를 연발했고 중국은 뺏은 볼을 더욱 더 어이없는 상황에서 다시 한국에 빼앗기는 모습을 보여 베일에 가렸던 중국의 실력도 우려할 수준은 아님이 드러났다.

[36분경]역습을 허용한 한국은 코너킥을 허용한 후 최성국이 하프라인에서 부터 돌파하며 상대수비수를 두명을 제끼고 문전에서 반대쪽으로 쇄도하던 조재진에 연결, 곧바로 오른발 안쪽으로 가볍게 차넣어 슛을 성공했다.

한국 1 : 0 중국

[39분경] 중국의 역습을 허용한 한국은 두웨이 헤딩슛이 문전에서 김영광에게 잡히는 위험한 상황이 다시 반복됐다.

[47분경] 이후 최성국의 돌차가 한두번 더 있었고 중국의 역습이 있었지만, 양팀은 더이상의 추가 득점없이 경기를 마쳤다.

[최종결과] 한국 1 : 0 중국

▲득점= 조재진(후36분.한국)

Joins 이정훈 기자

[아테네올림픽최종예선 1차전 한중전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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