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신임 장관들에게 듣는다|김치열 법무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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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법률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법무행정을 맡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더 할 수 없는 영광이지만 후진의 길을 막는 것 같아 심정이 괴롭다.』
―내무에서 법무로 옮긴 김치열 장관의 말이다.
법조경력 20년이 넘는 김 법무는 그러나 맵게 검찰의 자생론을 편다.
『국력은 모든 분야에서 현저하게 신장했는데 법무행정과 검찰업무는 해방당시, 아니 그 이전에서 답보상태입니다. 검찰은 이제 권위의식 속에서 도취해 있어서는 안되겠어요』
―일선검사가 관례나 판례에 집착해 형식적으로 사건을 처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 오셨는데…. 『상해정도가 몇 주이니까 벌금이 얼마다 하는 식의 사건처리는 간단한 산술만 안다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검사라면 사건기록 뒤에 있는 「의미」를 읽어야 합니다]
―검찰운용의 지침은….
『앞으로 일선수사검사에게 최대한의 재량권을 주렵니다. 범법자를 다스리는데 있어 법에 얽매일 것 없이 스스로 판단해 처리토록 기소 편의주의를 크게 활용하겠어요. 가석방제도도 탄력성 있게 운용하겠습니다. 공소권 및 양형의 행사는 시대적 가치에 부합되게 적절히 조정, 운용할 것입니다. 그는 또 국가안보와 서정쇄신은 최고의 정책목표 이기에 이에 필요한 작업에 한층 박차를 더할 것이라 했다.
맺고 끊음이 분명하다 하여 검찰에서는 오래 전부터 「매운 김씨」란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야구중계는 빼놓지 않고 보는 김 법무의 형사정책 「피칭」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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