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화제|대구 남양학교|"우리도 어엿한 일꾼이 될 수 있다"|정박아들「요가」등 익혀 새삶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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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잘 걷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꼭 이겨낼 자신이 있어요. 다른 사람과 똑같이 우리도 평범한 인간이 될수 있읍니다』
유창한 말은 아니지만 한마디 한마디 또렷또렷 얘기하는 김진욱군 (16)의 눈은 삶의 희망으로 빛났다.
정박아로 사회그늘에 묻혀 세월이 가는줄 조차 모르고 무표정하게 살아왔지만 이제는 「요가」·지압·호흡법등 8개 특수교육방법을 터득해 새로운 삶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
7년전에 문을 연 대구남양학교.
정박아 초·중생 2백20여명은 구령에 따라 손발을 구부리고 마루 바닥을 이리저리 구르는등 마치 체조를 하듯 일률적인 율동을 보이고 있다. 특수육을 받는 것이다.
이 훈련이 시작된지 7년. 음 입학때는 2∼3세의 어린아이들이 사용하는 어휘밖에 못하던 학생이 이젠 국민학교 3, 4학년 아동들의 수준까지 올라갔다.
8개 특수교육 방법은 「요가」체조·식사감소·지압요법·낮잠 재우기·언어교정등으로 짜여져 있다.
발성 기관이 나빠 「아」「어」등의 발음이 부병치 못한 학생들에게는 호흡훈련을 한다. 얼굴·다리등 신체일부가 발달되지 못해 신경 수축현상을 보이는 학생에게는 1주일에 2∼5시간씩 집중적으로 「요가」체조를 훈련, 수축현상을 줄이고있다.
엄격한 규제하에 점박아들의 잘못을 수백번이라도 교정, 훈련한다.
학생들은 이제 다른 사람앞에서도 「요가」시범을 보일 정도까지 능숙해졌다.
전국 각시·도교위 특수교육담당 장학사 30여명도 그들을 만나보고 감탄을 마지않았다. 『지금까지 개발하지 못한 획기적인 교육방법이었다』는 것이 그들의 한결같은 이야기.
이학교 교사20명은 지난해 점박아 특수교과서도 제작, 6개 과목 33개 교과서를 만들었다. 전국 10개 학교에선 이책을 토대로 교육을 실시중이다.
교장은 『서양의 경우 정박아 학교에는 전문의 3∼4명이 배치되어 지능계발 치료를 하는데 비해 우리의 실정은 전문의를 못 둔채 「일면치료」「일면교욱」방법을 쓸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와 했다.
장학사들의 주시아래 각종 조각과 인형·만화등을 그리는 정신박약아들의 뒷모습은 생기가 넘쳐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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