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제일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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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15회 수출의 날을 맞아 정부·기업·근로자들의 일치된 수출증진 노력에 치하를 보내는 바이다.
수출제일주의를 지향한 강력한 정책의지, 기업의 창의적 노력, 근로자들의 희생적 근면이라는 범국민적 뒷받침 없인 오늘의 수출 금자탑은 없었을 것이다.
작년에 사상처음으로 1백억「달러」수출을 이룩한데 이어 금년에도 1백25억「달러」의 수출 목표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수출의「볼륨」이 커지고 국제 무역 환경이 정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 30%의 수출증가율이 지적되었다는 것은 높이 평가되어야할 것이다.
수출의 날이 15회를 거치는 동안 수출실적이 1억「달러」에서 1백25억「달러」로 늘어났다. 이러한 수출 증가 기록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것이다.
금년으로 우리나라 수출은 세계17위를「마크」하여 세계 무역고의 1%를 점하게 되었다. 짧은 기간에 우리가 이룩한 이러한 실적에 대해 긍지를 느낌과 동시에 앞으로의 더 한 층의 분발을 위한 각오를 굳혀야겠다.
수출의 날은 수출 노고를 위로하는 제전이며 또 지속적인 노력을 다짐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우리의 수출노력은 결코 중단할 수 없는 명제다.
부족한 자원으로 많은 인구가 살아가려면 무역입국 밖에 달리 길이 없다. 무역을 균형있게 확대해 가는 것이 바로 우리 경제의 활로인 것이다. 균형적 무역확대는 수출 제일주의 이상의 복합적 대응을 필요로 한다.
지속적인 수출을 위해선 그것이 가능한 기반과 여건을 조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의 무역규모가 커지고 국제 무역환경이 변화될수록 마찰 없는 수출신장이 필요하다. 사실 이제까지의 수출은 다소 일방적인 면이 없지 않았다.
국민경제의 저력으로서의 수출이라기보다 수출에 대한 집중 지원에 힘입은 바가 많았다.
초기 수출시동 단계에선 불가피 했으며 그런 지원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수출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집중지원에 의한 수출엔 한계가 있다.
대외 마찰이 심할 뿐더러 수출「볼륨」의 증가에 따라 여타 부문의 부담이 너무 크다.
따라서 지속적인 수출을 뒷받침하려면 국민경제 전체의 국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산업 체질을 튼튼히 하고 물가를 안정시켜 수출의 자체 추진력을 키워야하는 것이다. 최근 수출물량 부족과 채산성 악화 등은 수출기반의 취약성을 나타내는 것이라 하겠다. 금년 수출이 1백2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지만 아직 중화학제품의 비중은 37.8% 정도밖에 안되고 섬유가 31.3%에 달한다. 이는 수출산업의 기반 확충과 기술 고도화가 시급함을 촉구하는 신호다.
대외적으로 역시 많은 취약점이 있다. 아직도 수출시장 중 미·일의 비중이 50%가 넘고 있다는 점, 국가별 무역 불균형이 심하다는 점 등은 원활한 교역관계에 상당한 위험이 있음을 나타낸다.
시장 다변화와 국별 불균형의 개선에 좀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수출을 계속 늘리기 위해선 장기적인 포석이 필요하다. 기업 활동의 국제화, 원료 확보 면에서도 미비한 점이 많다.
수출을 계속 늘려야 한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명제지만 그 방법은 무리와 마찰이 없는 장기적인 것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수출을 국민경제의 일환으로 인식하여 어떻게 하는 것이 수출증진에 대한 범국민적「컨센서스」를 모을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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