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4모자는 어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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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 4모자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3차례나 무허가 판자집을 헐린 반신불수의 이모구씨(45·여) 가 4평 남짓한 움막집(관악구봉천4동 녹지대)마저 자연보호운동으로 헐리게 되자 닥쳐올 추위를 앞두고 오갈 데 없는 자신의 막한 처지를 호소하고 있다.
6년 전에 남편을 여의고 왼쪽 팔다리를 못쓰는 이씨와 어린 세 아들에겐 이 움막집이 유일한 삶의 보금자리.
이씨는 74년 관악구봉천동590에 있던 무허가 판자집을 헐리면서 철거보상비 15만원을 받았다. 이 돈만으로는 사글세 방 조차 구할 수 없어 다시 무허가 판자집을 짓고 헐리는 악순환을 거듭하던 끝에 지난5월 봉천4동 녹지대에 움막을 치고 동사무소에서 매월 지급되는 밀가루 2부대와 혼합곡 2말로 4식구가 끼니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 움막집마저도 자연보호운동의 물결에 밀러 곧 헐려야 할 딱한 처지에 놓였다.
이를 보다못한 이형량씨(82) 등 봉천4동 노인회 회원들과 주민들도 당국에 움막집철거를 연기하는 등 대책을 진정하는 한편 구원의 손길을 아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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