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호랑이와 같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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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0년만에 지역선거구를 갖게된 김종필 전 총리(얼굴)가 19일 부여「유드·호스텔」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10년만의 복귀소감은?
『이유가 어떻든 오랜 기간 떠나있었는데 돌아와보니 고향은 역시 고향이다. 조용하지만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고향이 그래서 좋은 것 아닌가.』
-득표전망은 어떤가. 67년 선거에선 82%를 얻었는데….
『67년 당시엔 전국유세로 여기엔 별로 들를 틈도 없었는데 그런 표가 나왔다. 고향분들이 고맙고 어떻게 보답할지 모르겠다.』
-국민을 호랑이로 비유했는데…
『그렇다. 사육사가 사료를 주고 빗질을 해줘도 호랑이는 표정이 없다. 사육사는 호랑이가 고마와하겠지 하고 생각할지 모르나 호랑이는 사육사가 조금만 비위에 거슬려도 사육사를 해친다. 국민을 그렇게 무섭고 소중한 존재로 생각한다. 시종 같은 정성으로 봉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큰 역합을 하던 사람들이 다수 공천됐고 그들 중에는 정치적 입장이 달랐던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이 정치사고가 달라 입장을 달리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대통령을 돕는 방법에 차이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이질적인 성격은 아니라고 본다. 그들의 복귀가 특수한 성격을 지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어떤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보는가.
『그들도 77분의1의 역할을 공평히 하는 것이지 특별한 역할을 하는 건 아니지 않겠나.』
-이번 공천을 보고 10대 국회가 보다 활성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웃으며)내가 보기에는 9대 국회도 활성적으로 일했고 10대도 그러리라고 본다.』
-당의장이 대구에서 요직 개편에는 다선원칙이 적용될 것이라고 했는데…
『당의장으로서 당의 질서를 그렇게 지켜 나가겠다는 뜻인줄 안다.』
-10대에서는 무슨 자리를…
『아무 일이나 맡겨지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정부·여당 개편은 언제쯤?
『일개 지역구후보로서 말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일이다』
-중형인 김종익 의원도 무슨 일인가 해야하지 않겠는가.
『대통령께 특히 감사드린다. 형한테도 특별히 배려할 것으로 말씀이 계셨고 무슨 일을 시켜주실지는 선거 후 결정될 것이다』
-부서에서는 김 전 총리가 10대 국회의장이 된다는 여론도 있다는데…
『(의외라는 표정으로)그런 말도 있어요? 난 잘모르겠소. 그런 소리 자꾸 하지 마시오』
-공화당공천자 중 입건된 사람의 처리는 어떻게 하는게 좋다고 보나.
『…중앙당이 할 일이지 77분의1이 뭘 말하겠는가』
-(자꾸 핵심을 피하자) 김 전 총리가 사람이 달라진 것 같다.
『세상일이란 평범한게 좋다』 (기자들이 알맹이 없는 최 총리 답변과 비슷하다고 하자) 『최 총리로부터 많이 배웠어요』
-한미정상회담 얘기도 있던데….
『나를 아직 현직 총리라고 아는 모양이구면.』(웃음)
-80년대 과제는 뭐라고 보는가.
『무슨 생각으로 묻는진 몰라도 지금보다 더 잘살고 국제적으로도 더 활보하는 나라가 된다는 변화가 있겠지.』 【부여=송진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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