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호평받은 한국의 두 유화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백영수·하린두 두 유화가의 「파리」전은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지난 2∼14일 「루이·수랑주」화랑에서 있었던 백영수전은 서구에서 보기드문 한국의 모성애를 화폭에 담아 출품 25점중 90%가 팔려나가는 성과를 거두었다. 추상계열의 하린두전은 지난12일부터 11월4일까지 「메트로·알베르」 화랑에서 열리고있는데 단청색깔과 창살무늬로 이채로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백씨의 작품은 『침묵의 시』 란 평을 받았으며 미술평론가 「두나데라·미코」여사는『아름답고 밀도있는 소품들이며 그 주된 색조는 회색·초록·「베이지」색이지만 분명한 단조로움이 간결한 기교를 통해 단색화의 결합을 씻어냈다』고 「누보·주르날」지에서 지적했다.
그의 작품들은 망부석처럼 한국어머니들의 숙명을 잘 표출해내어 「프랑스」인들의 인기를 모은 것 같다.
많은 「프랑스」인들은 그의 그림을 보그『「플·크레」를 연상시킨다』 고 말했다. 그러나 초록색의 명암, 차가움을 「베이지」와 갈색으로 잘 조화시킨 이 작품들이 원색의 강렬함이 없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소품으로 끝나는지도 모른다. 곧 공허한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 넣었으면하는 요청이 없지 않은데 그럼에도 백씨는 내년 봄 서독전과 동경전시회의 초대를 받았다.
지난여름 「그랑·파레」의 「사롱· 몽파레롱」(비교전)의 초청으로 도불한 하씨는 모두 「파리」에서 제작한 그림들을 내놓고 있다.
한국의 단청에도 서구교회의 유리창에 그려진 성화의 강렬한 색감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랄까.
다만 기하학적인 차가움이 주조를 이룬 서구적 합리주의를 배격하고 불교적인 만타나의 세계를 현대화로 나타내어 우리의 뿌리를 잃지 않는 추상화를 제기한 점에 이 전시회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파리=주섭일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