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예의 얼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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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앙일보·동양방송이 제정한 청백봉사상 수상자들은 시민 행정의 최일선에서 멸사 신공의 자세로 지역 사회를 개발하고 주민 복리를 증진해 온 성실한 일꾼들이다. 제2회 청백봉사상 본상 수상자 11명의 면모를 현지 취재를 통해 소개한다.<오만서·남상찬·김영석·신상범·김철인·이무의·오홍근 기자>
수많은 환자들의 누나며 어머니로 울고 웃기 15년-. 올해 청백봉사상 수상자 중 홍일점으로 선정된 임 여사는 무서운 전염병으로 쓰러져 가는 환자들에게 오로지 재생의 길을 열어 주기 위해 자신의 위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63년 서울시 지방 간호원으로 출발, 77년 1종 전염병(결핵·「콜레라」 등)만 취급하는 시립 서대문병원(역촌동)에 전입되자 누구나 근무를 기피하는 응급실과 외래 근무를 자청했고 전염성이 강한 중환자들을 정성껏 간호해 뫘다.
이 병원에 실려 오는 환자는 의지할 데 없는 행려병자가 대부분이다. 피를 쏟으며 신음하는 그들의 누나가 되고 어머니가 되어 온갖 뒷바라지를 서슴지 않았다.
거의 매일같이 사비를 털어 우유·과실 등을 제공하고 대소변은 물론 목욕까지 시켜 주는 임 여사의 자애로운 간호 활동은 모든 사람의 머리를 숙이게 한다.
그 동안 그녀의 이 같은 정성어린 보살핌 속에 재생의 길을 찾은 중환자만도 5만여명. 서울 관악구 방배동 441의59 자택에선 공직생활을 하는 남편과 장성한 두 아들 등 4식구가 단란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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