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이 책을 멀리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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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본출판업계는 지금 공전의 출판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수년간 독서율은 사상 최저로 떨어졌고 출판된 책도 3분의1이 반품되고 있다.
78년의 독서율은 일반서적 39%, 월간지 38%, 주간지 43%로 종합 독서율은 불과 65%.
특히 일반서적 독서율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작년의 반품율은 부수면에서 28%, 금액은 33.6%에 달했으나 올해는 이를 웃돌 전망이다.
그나마 독서경향도 책다운 책보다 「코믹」, 극화화 한 책만 팔리고 고전 등 이른바 권장할 만한 책은 거의 매몰되고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장은 『일본국민이 활자를 멀리하는 경향 때문』이라는 것이 일본 동경대 「다께우찌」 교수의 진단.
일본의 독서경향은 예부터 『중년층은 길천영치의 「궁본무장」을 읽고 노경에 들면서 「오륜서」를 즐긴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베스트셀러」를 보면 한결같이 극화와 같은 영상과 관계를 갖고있는데 「베스트」 10중 영상과 관계없는 것은 『화궁양어류』(3위)와 『바다를 생각하는 때』(9위) 2권뿐.
이 같은 독서경향을 한편에선 『각천상법의 공죄』로 평가한다.
영상화한 책을 문고판으로 대대적인 선전을 곁들여 출판, 「베스트셀러」로 올려놓는 각천서점의 상술이 오늘의 독서경향을 만든 반면 「각천」은 활자를 멀리하는 일반적 독서경향을 그나마 붙들어 두어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출판업자는 오늘날의 독서경향 책임은 출판계 자신에게 있고 이대로 나간다면 지난 6월 도산한 제2의「찌꾸마·쇼오보」가 속출할 것으로 진단, 「독서경향 바로 잡기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움직임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있다.【동경=김두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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