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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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날씨가 점점 쌀쌀해질수록 연탄 걱정이 절박해 진다. 최근들어 가정 연료도 기름으로 많이 바뀌고는 있으나 아직도 연탄을 쓰는 집이 압도적이다. 대중 연료로서의 연탄의 비중은 앞으로 당분간은 큰 변함이 없을 것이다.
기름이 안전하고 편리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아도 시설에 목돈 많이들고 또 값이 비싸다는 점에서 쉽게 유류 대체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겨울 연료 대책은 연탄이 주종이 안 될 수 없으며 이의 안정적 공급은 시민가계 보호를 위해 특히 필요할 것이다.
사실 연탄은 쌀과 더불어 가장 기본적 생필품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의 공급 차질은 쌀 파동에 못지 않은 사회적 불안을 일으킬 것이다.
17일 동력자원부가 금년 겨울에 쓸 연탄을 충분히 확보·공급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그대로 믿고 싶다.
그리고 가구당 판매량을 1회 2백개로 제한하고 배달기피·부당요금 징수 행위를 단속하여 연탄을 사 쓰는데 조금도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는 데 대해 큰 기대를 거는 바이다.
그러나 과거 연탄 파동이 났을때도 으례 물시 확보에 자신이 있다는 장담이 그 앞에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일말의 불안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연탄은 절대 수급량의 균형만으로 안심 할 수 없다. 장기적으론 수요·공급이 맞아 떨어져도 기후 급변으로 가수요가 생긴다든지 수송과 유통에 차질이 난다든지 하면 심각한 파동이 생길 수가 있다.
따라서 연탄은 약간 공급이 남을 정도가 돼야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금년의 월동계획은 가정용 탄의 증가율을 10%로 책정했는데 그 동안의 주택 증가등을 감안할 때 너무 보수적으로 잡은 것 같다.
또 공급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다. 즉 현재의 추세로 보아서 금년 재탄 목표 1천8백만t의 달성은 힘들 전망으로서 벌써 원탄이 「셀러스·마키트」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탄 부족을 메울 윤인탄은 높은 가격 때문에 사용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석탄의 수요·공급 전망에 대해선 현실적인 재점검이 필요할 것이다. 연탄의 수급은 근본적으론 경제성에 의해 좌우되며 원탄에 차질이 생길땐 연탄파동은 자동적으로 생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원탄이 계속 증산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
국회 상공위전문위원의 보고에 의하면 석공의 누적 적자를 보전하지 않으면 내년에 35%이상의 석탄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한다.
연탄이 대부분 서민용 연료로서 소비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석탄산업에 대한 정부지원의 강화가 필요할 것이다.
정부는 연탄 문제에 대한 결단을 늦추다가 오히려 더 큰 파동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년의 연탄 사정이 불안하다는 점을 고려, 서둘러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연탄은 수급에 문제가 없어도 유통 단계에서 차질이 날 수가 있다. 그러나 유통단계를 행정력으로만 정상화 할 수 없으므로 경제원칙에 의해 유통상들이 원활한 배급 기능을 할 수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다.
겨울철 연탄 문제는 미리서부터 아무리 많이 걱정해도 역시 부족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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