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퇴해가는 도시를 보존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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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김두겸 특파원】 「세계지역개발 계획회의」가 지난8월 일본 「쓰꾸바」 (축파)대학에서 열렸다. 8개국에서 16명의 학자가 참석한 이회의에서는 도시발전의 단계, 경제발전과 지역개발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토론이 전개됐다. 다음은 이 회의에서 토의된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편집자 주>
도시발전 단계는 인구의 움직임에 따라 크게 ⓛ집중화②교외화③역도시화 등의 3단계로 나누어지고 각각의 단계는 다시2단계로 세분할 수 있다.
도시발전의 초기에는 인구가 도시 중심부에서만 증가하는데 (1단계) , 그 다음 단계에서는중심부의 인구 증가율이 급속히 상승하면서 교외에서도 인구증가가 일어난다 (2단계) .
이상의 두 단계를 성장기라 한다면 다음 두단계는 성숙기다. 성숙기에 있어서도 도시전체의 인구는 증가하는데 그 초기에는 교외 인구의 신장률이 증대하여 도심지의 인구 신장률을 상회하게 된다(3단계). 그 다음 도심지 인구는 감소 경향을 나타내게 된다 (4단계).
역도시화 단계는 도시의 쇠퇴화의 시기로 도시권의 인구 자체가 감소한다.
초기에는 교외에서 인구가 증가하지만 도시 중심부의 인구 감소가 훨씬 커져 도시권의 인구는 결국 감소하게 된다 (5단계). 최후 단계에서는 교외에서도 인구 감퇴가 일어나 도시 전체가 소멸하게 된다 (6단계) .
「유럽」 에 있는 인구20만명 이상의 1백15개 도시를 조사한 결과 60%에 가까운 도시가 교외화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경제발전의 역사가 긴 영국· 「벨기에」에서는 역도시화 단계에 있는 도시가 몇 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집중화가 진행되고 있는 도시는 앞으로의 쇠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중심부의 재개발 등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인구 이동의 경향은 이미 60년대 전후에 대도시 집중형에서 분산화로 이행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데 80년대에 들어서면 일본에서도 역도시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발전과 지역개발 관계에서는 지역간 격차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다.
공업화와 도시 집중에 중점을 둔 종래의 경제발전 이론은 지역의 격차만 확대시키고 농촌의 생활 향상에 무력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지역개발은 농촌 개발을 기반으로 각 농촌 지역에 소도시를 육성하여 격차를 좁혀야 한다는 견해가 있었다.
또 경제 발전과 환경대책 문제로서는 개발 도상국의 경우 처음부터 환경 관리에 신경을 쓰지말고 경제발전이 진전함에 따라 환경관리를 도입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환경 정책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경제발전의 초기단계에 있어서는 대도시를 포함한 각 지역의 소득증대에 따라 소득수준이 선진국의 수준에 가까워지고 이렇게 되면 지역간 소득 격차가 줄어들게 된다. 결론적으로 쇠퇴해가는 선진국의 종래 도시를 어떤 정책을 써서라도 보존해야 하며 현재의 발전 도상국은 인구와 산업을 분산하여 지역간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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