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우리들 세계」‥‥인기집착 않은 것은 용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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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KBS의 고교생「프로」『우리들 세계』가 지난 7일로 그 막을 내렸다. 3년간 방송되는 동안 고교생들을 위한 대학의 시간이라는 대상「프로」의 성격을 뛰어 넘어 넓은 연령층에 폭넓게 「팬」을 가졌던 인기 「프로」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렇다할 학생「프로」가 없는 불모의 상황에서 『우리들 세계』를 출범시킨 이들의 용단은 칭찬 받을 만하다.
매주 한가지 주제를 놓고 벌이는 열띤 토론- 그 의젓한 생각과 재치, 기발한 발상들은 때론 폭소를, 때론 코끝이 찡하는 감동을 맛보게 했다. 가끔은 그 뛰어난 재치와 해학이 그 나이에 갖기 쉬운 경쟁심·영웅심들을 부추겨서 단순한 말장난에 기우는 것 같은 염려를 주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항상 건강함을 잃지 않음으로써 이들에게 거는 어른들의 기대와 신뢰를 재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이 「프로」가 장수할 수 있었던 첫째 이유.
아직도 식지 않은 인기를 접어두고 「프로」를 끝내는 결단 또한 『우리들 세계』답다. 털끝 만한 인기의 꼬투리를 엿가락처럼 눌러대는 어른들「프로」와 얼마나 중은 대조인가. 형식은 다른, 내용은 한층 더 알찬 새얼굴의 학생「프로」가 곧 선보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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