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그림 그리고 액자 밖으로 나온 공룡 친구와 '찰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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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전원 속에 서 있는 알록달록한 건물 한 채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도심과 전원의 중간 지역인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에 위치한 이곳은 ‘어린이 미술 체험관 단추’(이하 단추)다. 2012년 6월 지상 2층 규모로 문을 연 단추는 충청 지역에서 하나뿐인 어린이 미술체험관이다. 아동교육과 미술을 전공한 뒤 학원을 운영하던 송경희(60·여·오른쪽 사진) 관장이 아이들의 창의력과 감성 발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사비를 털어 설립했다. 지난 5일 이곳을 찾아 다양한 미술 체험 프로그램을 둘러봤다.

“30년이 넘도록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살다가 더 많은 아이와 뛰어놀고 싶어 10여 년간 준비한 끝에 2년 전 이곳에 왔지요.” 송 관장에게 단추를 설립해 2년간 쉼 없이 달려온 이유를 묻자 한마디로 “그저 아이들이 예쁘고 좋아서”라며 환하게 웃는다. 아이들이 답답한 교실이 아닌 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미술로 상상력을 마음껏 표현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오감 자극하고 예술적 감성 키우고

그는 ‘미술관장’이라는 직함이 무색할 정도로 방문한 아이들에게 가장 친근한 선생님으로 기억된다. 단추를 찾은 아이들을 제일 먼저 반갑게 맞이하는 것도 송 관장이다. 한 아이 한 아이 눈을 맞추며 인사하고 아이들 손을 잡고 체험활동을 돕는 것도 그의 몫이다. 아이들을 향한 그의 애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걸까. 이곳을 찾은 아이 대부분은 체험 후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송 관장에게 인사한단다.

송 관장은 “아동교육자의 길을 걸으면서 아이들의 상상력과 감수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아이들에게 체험을 통해 오감을 자극하고 예술적 감성과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하는 것은 물론 자연에서 뛰어놀며 창의력과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게 도와주기 위해 체험 미술관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안전 위해 하루 최대 200명만 입장

주요 체험활동은 실내에서 진행된다. 자유롭게 체험하되 연령별로 전문교육 선생님들이 안전하게 아이들의 미술 체험을 돕는 방식이다. 안전사고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루 입장 인원을 제한해 운영한다.

 송 관장은 “부모들은 자녀들이 유치원이 아닌 외부로 체험활동을 하러 간다고 하면 혹시 낯선 곳에서 다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루 종일 걱정이 많을 것”이라며 “아이들이 체험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작은 사고에도 철저하고 신속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하루 최대 200명만 입장시킨다”고 말했다. 이처럼 단추는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예약하지 않으면 체험활동을 하기 어렵다.

 체험은 오전·오후로 나뉘어 진행된다. 교육 대상은 4세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다. 체험 코스는 기획전시실·영상실·갤러리·작품창작실 등 총 4개로 구성돼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트릭아트를 체험할 수 있다. 영상실에선 3D 영화와 비눗방울 영상 등을 보여준다. 갤러리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라이온킹’ ‘스머프’ 같은 미국에서 직수입한 원판 포스터가 전시돼 있다. 아이들은 작품창작실에서 다양한 모양의 캔버스에 직접 그림을 그린 뒤 자신의 작품을 가져갈 수 있다.

 코스당 30분이 소요되며 연령별로 팀을 구성해 돌아가며 체험하게 된다. 야외에는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모래놀이터와 동물사육장이 있다. 모든 과정에는 전문 선생님이 동행한다.

 송 관장은 “미술 체험 교육은 아이들의 발견·탐구 능력과 주도성·자율성·창의력·표현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2만여 명의 아이가 다녀갔다”며 천안·아산뿐 아니라 경기·충북 지역 유치원과 학원에서 단체로 많이 찾는다”고 덧붙였다.

이숙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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