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누빈 봉산 탈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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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봉산탈춤을 비롯한 한국고유의 전통민속이「유럽」방방곡곡에서 갈채를 받았다.
한국가면극연구회 봉산탈춤 공연단의 「유럽」7개국 순회공연을 인솔하고 지난20일 귀국한 이두현 교수(서울대· 국문학)는 이번 공연의 성과를 『소련을 비롯한 많은 공산권 국가들과 어울려 정치색을 초월한 민족간의 순수 우의를 증진한 자랑스런 문화외교였다』 고 말했다.
봉산탈춤공연만이 3개월 동안(6월13일∼9월11일) 「파리」등의 대도시로부터 50호밖에 안되는 산간벽지의 마을에 이르기까지 40여 개 지역에서 탈춤·승무·장구춤 등 우리 고유민속을 펼쳐 보인 횟수는 총1백여 회.
한국 민속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줄잡아 1백50만 명을 넘는다. 공연 대상국은 「프랑스」 · 독일· 「스위스」 「벨기에」 「덴마크」 「룩셈부르크」 「네덜란드」등 7개국이었지만 공연장이 대체로 피서·관광지였고 무대가 3천∼5천명씩 운집하는 야외무대였기 때문에 「유럽」전역은 물론 세계 각국관광객들의 관람도 가능했다는 것.
이 교수는 『실패할 것으로 우려했던 봉산탈춤의 「정적인 점이」오히려 구아의 동적인 민속극들과 대조를 이루어 관객의 깊은 감명과 호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유럽」공연에서 거둔 대성공의 비결을 털어놓았다.
동구의 「유고슬라비아」「폴란드」· 「아프리카」의 「세네갈」등 총13개국이 참가한 「프랑스」최대의 민속축제인 「쿵프롱·페스티발」에서 한국은 소련· 「유고슬라비아」등과 함께 3대 민속국으로 뽑혀 별도의 「앙코르」공연까지 했다는 것. 봉산탈춤 공연단이 참가한 「벨기에」의 「스코텐」국제민속축전을 비롯한 「프랑스」의 「콩프롱」, 「가나」「피레네」 「바이온」, 「에델바이스」(스위스)의 「홀리부르그」민속제, 「유럽」의 전통있는 7개 국제민속축전에서도 모두 예상 밖의 찬사를 받았다. 이들 축제에서 숙식을 함께하며 어울린 공산국은 소련을 비롯한 「유고」「폴란드」동구 「헝가리」등으로 거의가 대학생「팀」들이었다고.
이교수는 『국제민속제 참가는 세계적 조류를 따라 대학생「팀」을 많이 내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며 「레퍼터리」는 농악에 민속무용을 곁들이는 게 좋겠다』고 한국민속의 해외진출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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