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식 소총서 「미사일」까지 건군30년…한국군사력 어디까지 왔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건군30년을 맞은 국군은 이제 「성년」을 지나 「장년」이 됐다. 국방경비대로부터 출발해서 6·25를 겪고 30년을 자라는 동안 국군은 한대도 없어 쩔쩔매던 전차를 직접 만들게 됐고 고도로 정밀한 현대병기인 유도탄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해방과 함께 38선으로 잘린 남북한은 강대국에 의존해서, 또는 자력으로 군비경쟁을 계속 벌여왔다. 현재 한국군은 61만2천명의 대군으로 병력수로는 중공·소련·미국·인도에 이어 세계 제5위. 북괴는 51만2천명으로 바로 뒤쫓아 제6위.
남북한의 군사력균형은 휴전을 전후한 얼마동안만 빼고는 항상 북괴가 앞질러 왔다.
창군부터 6· 25전까지 북괴는 소련으로부터 「탱크」와 야포· 전투기 등 각종 최신무기를 제공받아 보전포합동훈련까지 마친 군대를 기르고 있었다.
반면 당시 미군이 철수한 뒤의 한국군은 M1소총도 제대로 없어 99식·38식 소총으로 무장했고 「탱크」나 전투기를 갖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6·25 발발 당시 남북한 군사력은 북괴가 병력에서 2배, 야포에서 8배, 장갑차 2배, 한국군이 한대도 갖지 않은 전차2백42대, 전투기 2백11대를 가져 엄청난 차이였다.
수류탄으로 적 전차에 뛰어들던 한국군은 UN군의 지원으로 재편성·강화됐고 「유엔」군의 북진으로 궤멸직전까지 갔던 북괴군은 중공의 참전과 강대국들의 휴전회담으로 숨을 돌릴 기회를 가졌으며 그 동안 38선만 휴전선으로 대치했을 뿐이다.
휴전 후 북괴는 위장평화정책을 쓰면서 전 국토의 요새화 등 군비증강에 혈안이 돼 왔으며 그것은 오늘날까지도 계속 되고있다.
군사력균형에서 뒤지면서도 전쟁 억지력으로서의 주한미군에 힘입어 균형을 맞춰왔던 한국은 방위전략은 주한 미 지상군의 철수를 앞두고 새로운 국면을 맞기 시작했다.
한국은 4∼5년전부터 장비 현대화 계획과 그와는 별도로 자체무기를 개발하는 방위산업에 착수했다. 이제 M-16자동소총으로부터 「벌컨」포·105mm박. 155mm곡사포·장갑차· 고속정·전차·「헬리콥터」· 대전차「로키트」, 그리고 유도탄까지 개발에 성공했다.
영국전략문제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현재 남북한의 군사력은 병력 수를 제외하면 아직도 전차·포·전투기·함정 등 대부분의 장비에 있어서 북괴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북괴는 한국군보다 전차 2.6배, 「미사일」2배, 장갑차 1.6배, 포 1.5배, 항공기 2.3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수적으로 많은 전차에 대항할 수 있는 대전차 무기가 있고 잠수함을 잡을 수 있는 구축함이 있으며 공군력은 우수한 기종과 조종사, 그리고 미 공군의 지원으로 균형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북괴보다 늦게 시작한 방위산업은 벌써 앞질렀고 3.2배의 GNP와 고루 발달한 각종 공업기술의 격차로 인해 군사력 균형은 앞으로 갈수록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국제군사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남북한 군사력균형은 건군30년을 전환점으로 해서 역전으로 향해 치닫고 있다. <이영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