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보호, 마음까지 순화하는 자세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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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박정희대통령은 23일 하오 구자춘서울시장만을 대동하고 예고없이 서울도봉구우이동등 산로에서 자연보호 운동을 벌였다. (사진) 박대통령은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자연보호운동을 벌이던 미아1동 자연보호회원 및 어머니회원 2백여명과 함께 유원지 계곡에 어지럽게 널려진 휴지와「비닐」봉지등을 줍고 한동안 이들과 환담했다.
박대통령은 『자연보호운동은 건성으로 등산로에 떨어져 눈에 보이는것만 줍는것이 아니며 우리마음까지도 자연의 섭리에 따라 깨끗이 순화하는 자세로 눈에 잘띠지 않는 구석의 오물까지 주워야한다』며 높다란 바위틈에까지 가서 몸을 숙이고 빈병과 휴지들을 주워 쓰레기통에 담았다.
박대통령은 『자연보호운동을 하려면 형식적으로 하지말고 철저히 해야한다』며 『자기 자식들이 맨발로 놀더라도 다치지 않도록 평소에 자기주변을 철저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박대통령은 우이동유원지에서 다시 송추로 넘어가는 등산로를 따라 약2㎞이상을 걸으면서 계속 쓰레기를 주웠는데 『쓰레기집하장을 50m 간격으로 길 좌우에 설치하여 등산객들이 휴지를 버리는데 불편이 없도록하고 이 운동을 효율적으로 하기위해 갈고리와 작은 삽, 쇠로 만든 삼태기등을 마련하여 각 동네에 보급해 주라』고 구 시장에게 지시했다.
정영섭 도봉구 청장이 뒤늦게 나타나서 『오늘 5천명이 자연보호운동에 참가하고 있읍니다』고 보고하자 박대통령은『참가인원수가 문제아니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연보호운동은 이를 몸소 실천하는 운동이어야한다』고 했다.
한편 김정렴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비서실 직원들은 따로 종로구평창동 삼각산일대에서 쓰레기를 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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