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찬가|김윤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저 들판의
오곡백과는
누구의 뜻인가
달고 뜨거운 들판에
흐르는
진액속으로
우리 맘껏
걸어 들어가자
열매는 더욱 붉고
단단하게
꿈은 더욱
높고 끝 없이
아 저만치서
물결치는
포만
포만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돌고 돌아서
찾아 모여들어라
하나의 달
보다 크고 둥근
뜻 아래로
모여서
가슴 대어라
흰 옷의 백성들이
온 산에 덮여
고개 숙여서
아득히 떠난 사람을
다시 보내고
남아서 제 살을
가만히 꼬집어 보는
중추의 하늘 밑.

<약력> ▲1938년 경남 진주 출생 ▲61년 숙명여대 국문과 졸업 ▲62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데뷔」 ▲시집 『겨울방직』등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