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인민의 무장화" 꾀하는 동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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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공산 동독은 9월의 신학기부터 중학 3학년이상의 남녀학생들에게 군사교육을 실시. 「전인민의 무장화」를 꾀하는 북괴와 같은 대열에 나서게 된다.
그 동안 고교 2년생 이상에만 실시해온 동독은 이번에 저학년까지 군사훈련을 확대함으로써 전학년의 병력화 정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새로운 조처에 따라 군사훈련을 받아야하는 학생들은 우리 나라 학제로 중학 3학년과 고교 1학년의 남녀학생들-. 이들은 앞으로 연간 4∼60시간의 훈련을 거쳐 입대하기 휠씬 오래전부터 소년병사로 자라게 된다.
학생들에 대한 훈련이라 해서 야영정도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체력훈련·구급치료·사격은 물론 심지어 고사포 실습까지 갖는 등 정규훈련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훈련이 시작되면 학교측은 휴교상태. 동독 인민군·민방위군·「스포츠」기술협회, 그리고 14∼25세의 청소년이 무조건 가입하는 자유 독일 청년단이 훈련을 담당키 때문이다.
여하간 이 「안」이 밝혀지자 양독이 한결같이 심각한 반응이다.
서독은 서독대로 과민한 반응이 아닐 수 없고 동독에선 교회가 이에 반대, 「호네커」정권과 정면으로 대결 중-.
그러나 코흘리개들에게마저 군대 놀이만을 가르쳐 온 동독의 현실을 외면한 채 새로운 제도라해서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겠다.
아예 유치원생들마저 전쟁놀이만을 즐기며 국민학생들도 몰렸다하면 『제국주의를 몰아 내자』는 군가뿐이어서 동독의 학생들은 「호전적」으로 클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10㎏의 「네이팜」탄으로 30명의 월남인을 살상한 미 제국주의자가 50㎏으로는 몇 명을 죽이겠는가?』 국민학교 3학년의 수학응용 문제가 이 정도라면 동독의 교육은 이해되고도 남는다.
연간 8백여명씩 상호방문 하면서 접근을 시도하는 양독 관계라 해도 전쟁을 추구하는 교육이 있는 한 양독의 거리는 갈수록 멀어져 갈 것이 틀림없다.
【본=이근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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