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에서 초청해주면 가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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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알마아타(소련) 11일 합동】소련에 있는 우리동포들을 위해 소련 정부가 1932년에 설립한 「조선극장」의 책임자인 조정구씨는 11일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희망을 표명했다.
만일 한국의 예총과 같은 기관에서 자기를 초청한다면 소련 정부의 허가를 받아 한국에 가서 한국의 연극예술활동을 보고 싶다고 지난 30년 동안 「조선극장」 책임자 직을 맡아온 당년 60세의 조씨는 말했다.
조씨는 「블라디보스토크」부근 농촌에서 태어나 그곳 사범대학 조선어과를 졸업한 「인텔리」다.
조씨는 1932년 소련 「블라디보스토크」 부근 「원동」에서 조직된 「조선극장」이 지금까지 동포들을 위해 한해도 쉬지 않고 계속 순회공연을 했다고 밝혔다.
「조선극장」은 10년 전 「카자흐」공화국의 「크질오르다」에서 이곳 「알마아타」로 이전해왔다. 이 극장 소속 배우·악사 등 모든 직원은 1백 20명에 이르고있다.
「알마아타」시의 대의원이기도 한 조씨는 한국에서 온 두 기자를 자기 사무실에서 만나 장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조선극장」은 1934년에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등을 이미 공연했고 최근에는 현재 국제회의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기자를 위한 통역으로 있는 한진씨의 작품인 『어머님의 머리는 왜 셌는가』 『의붓어머니』, 또 『양반전』등을 공연했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조선어를 아는 사람이 점점 줄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여 가능한 한 희곡을 쉽게 쓰게하고 또 모든 희곡을 통해 조선어를 모르는 관중에게 보여줄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민이 운동 면에서도 우수하다고 지적하면서 최근 「레닌그라드」에서 열렸던 세계 여자배구 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4위를 차지한 것을 기뻐했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유명해진 체조선수 「넬리·킴」은 작년에 「민스크」로 시집갔다고.
남편도 우수한 운동선수라고 한다.
○…국제기초보건회의에 참석중인 북괴 수석대표인 보건부 부부장 한홍섭은 11일 「프레스·센터」가 있는 「카자흐·호텔」로 들어오는 기자를 붙잡고 시비를 걸었다.
한은 기자에게 이번 국제보건회의에는 무엇 하러 왔느냐고 하면서 『당신은 양심을 가졌는가?』 『우리를 왜 비방만 하는가?』라고 생떼를 부렸다.
한과 함께 있는 북괴대표 단원인 조응걸도 한에 가세하여 본 기자에게 한국에 대한 모욕적인 말을 마구 퍼부었다.
○…북괴는 이번 국제회의장인 「레닌」궁 안에서 북괴의 보건위생 현황을 다룬 전시회를 가졌다.
그러나 이 북괴 전시회를 관람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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