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함께…<6> 작가 나연숙씨|항상 어깨 무거워|"누구나 공감할 TV극 쓰겠다"|TBC-TV드라마 『부부』등으로 극본상도받아|두여인상 다룬 『여자의 얼굴」집필에 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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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류「드라마」작가 나연숙씨에게 이 가을은 한편 보람있고, 한편 더욱 책임을 느껴야할 계절이된것같다. 제5회 한국방송대상에서 TBC-TV「드라마」『부부』 (수상작은 『등대지기』)로 TV극본상을 수상했고 지금 방영중인 TBC-TV연속「드라마」 『언약』에 이어 곧 새 「드라마」 『여자의 얼굴』 (곽영범연출)이 방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단파「미디어」가 현대생활에 더욱 밀착되면서 방송의, 혹은 방송「드라마」의 대중에 대한 기능이나 책임같은것이 꽤 자주 논의되고있다. 그래서 나씨는 방송 「드라마」를 쓸때마다 어깨가 무거워지는것을 느끼게 된다고한다.
『제나름대로 「드라마」작가로서의 사명감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같은 사명감만 가지고 좋은 「드라마」가 나올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초조해져요) 나씨로서는 일일 연속「드라마」가 「언약』이 처음이고 새로 시작되는 『여자의 얼굴』이 두번째. 72년「시나리오」를 쓰다가 방송 「드라마」로 전향한뒤 줄곧 단막극만 써왔기 때문이다. TV의 일일연속극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지만 나씨 자신도 우리나라의 일일연속극 현실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그러나 『언약』에서 쌓은 경험으로 좀 색다른, 특이한 연속극이 나올 것 같다고 야심을 살짝 비쳐 보였다.
『두 여성을 등장시켰어요. 하나는 자기 희생적인 한국여인상이고, 다른 하나는 그와는 대조적으로 삶에 충실하기 위해 모든것을 던지는 현대적인 여성상이지요.』 대체로 요즘의 「드라마」가 남녀간의 애정, 그에 따른 비극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공감을 사려고 애쓰고 있는데 비해 「드라마」의 재미도 맛보게 하면서 삶의 감춰진 단면, 삶의 본질적인 문제같은 것을 들춰 보이리라 한다.
『아직 젊은 탓이겠지만 한편의 「드라마」를 쓰기 위해 제나름대로 열심히 취재하고 구할수 있는데까지 많은 자료를 구해서 참고하고 있어요.』 나씨는 매우 열심스러운 작가라고 방송가에서는 정평이 나 있다. 수상작품인 『등대지기』만해도 「모델」인 등대지기를 직접 만나는등 현장감등을 살려냄으로써 수상하게된것.
『「여자의 얼굴」도 5월말께부터 구상을 시작해서 3개월만에 대체적인 「플로트」를 짤수 있었어요.』 특히 신경을 썼던것은 등장인물의 성격구상. 시청자의 공감을 얻기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책도 많이 읽었다고 털어놓는다. 전체적인 줄거리도 중요하지만 등장인물의 성격이 공감을 주지못할때 그 「드라마」는 실패로 끝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빠 (「시나리오」작가나한*) 의 영향을 받아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지만 본래는 희극이나 소설을 쓰고 싶었어요. 이젠 「드라마」를 포기할 수 없게 됐지만 틈나는 대로 소설이나 희곡도 쓸 생각입니다.』 나씨의 글에 대한 욕망은 더 폭넓게 펼쳐질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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