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은 달렸지만 머리로 싸웠다"|세계여자배구 소꺾은 한국팀|김화복·변경자·심순옥|연타·속공이 들어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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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정말 뜻밖이다. 우리선수단자신도 소련에 완승을 거두리라고는 전혀 예상 못했다.
이것은 한국선수들이 이룬 찬란한 금자탑이다』
1일 상오 소련을 3-0으로 제압, 제8회 세계여자 배구 선수권 대회에 최대의 파란을 일으킨 한국 선수단의 안종열 단장은 「레닌그라드」와 동경을 연결한 전화에서 감격에 넘쳐 말했다.
한국 「팀」은 제1, 2 「세트」에서도 초반엔 계속 「리드」를 당하다가 역전시켰지만 제3 「세트」에선 소련의 총반격에 밀려 대세가 일변할지도 모를 「핀치」에 몰렸다.
한국은 11-6까지 크게 「리드」를 당했으나 김화복 변경자 심순옥 트리오가 속공과 연타를 재치있게 혼용한 다채로운 「콤비·플레이」를 다시살려 소련을 일방적으로 공략, 12-12로 「타이」를 이루고 여세를 몰아 내리 3점을 추가하여 극적인 승리를 쟁취했다. 안단장은 『소련은 A급의 「베테랑」선수들을 모조리 「롤백」시켜 필승의 자세로 임전했으며 평균신장이 1m79cm로 한국보다 7cm나 크고 전통적인 힘의 배구를 구사했으나 한국의 끈기 있는 정신력에 끝내 굴복한 셈』 이라고 말했다.
이창호감독도 『일치 단결된 「팀웍」이 완벽했고 소련의 「파워」에 대해 머리로 싸우는 연타·속공작전이 주효했다』고 승인을 분석하고 『유경화·윤영래등 노강의 「리드」와 김화복·변경자·심순옥등 신인들의 능란한 기술이 호흡을 잘 맞췄다』 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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