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에서의 미소 군사균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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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시아」에서 현재의 미국 군사정책은 다음 다섯가지 목적에 근거를 두고 있다. ①미국 또는 맹방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분쟁을 저지하기 위한 소망 ②안정된 세력균형의 모색 ③만일 그 저지책이 실패할 경우 지체 없이 현 상태로 복귀희망 ④제해권의 시급한 보강 ⑥「아시아」에서의 핵무기 보급방지.
태평양은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은 한국에 「가벼운 방위망」으로서의 파견병력만 갖고 있을 뿐이다. 현재 「아시아」 지역에는 9개의 미 공군 비행대가 배치, 64년의 17개 전대와 비교하면 8개 전대가 줄어들었다. 해군병력도 항공모함 11척에서 6척으로 감축됐는데 이같은 수량적인 감축은 기술의 발달로 어느 정도 보상받고 있다.
이에 반해 소련은 중소국경에 육군 42개 사단을 배치하고 있으며 태평양 함대는 67척의 해상전투선박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 아니라 미국에 비해 3배나 많은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소련의 공군력은 항공방위를 위해 제한돼 있고 1천2백50대의 전투기 중 약 반수가 50년대 제품으로 구형이다.
극동에서는 대체적으로 미소의 힘의 군형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태평양에서 기지를 상실했다거나 소련이 기지를 확보했을 경우 미국은 심각한 방위문제에 봉착할지도 모른다. 어쨌든 미국은 군사적인 표상이 실질적인 내용을 수반하지 못함으로써 미국의 신뢰성이 크게 손상받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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