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과 한국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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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은 가까운 장래에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분단국가이며 또 미·일·중·소 둥 4대 강대국의 본격적인 이해관계가 교차되고 있는 유일한 지역이란 점에서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일·중·소 3개국은 모두 지정학적 측면에서 한반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의 세력균형문제를 자기안보와 연결시키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의 협정으로 한반도와 관련을 맺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한국의 안보가 최대 맹방인 일본의 안보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사태는 4강대국의 노력으로 영구적인 평화를 지향함으로써 호정될 수 있다.
실제로 4강국 중 어느 한 나라도 한국통일을 위해 또 다른 전쟁에 뛰어들 의사는 없으며 오히려 분단된 한국을 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 어느 쪽도 북한이 장악하는 통일된 한국을 진실로 원하고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남북한의 국민총생산과 군사력을 합친다고 가정하면 민주화된 통일한국은 「아시아」의 강국으로 등장할 것이지만 미·일·한국은 평화적인 수단으로 통일을 성취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만은 현상고정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중·소가 북한에 압력을 가해 남북한의 대화를 재개하게 하고 또 중·소는 한국과. 미·일은 북한과 각기 접촉을 강화해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면서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 개최의 여건을 조성해야 될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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