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서「미니 지하철」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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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건설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미니」지하철이 서독에서 개발, 각국의 도시계획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베를린」공대의「헬무트·부가르킥」교수가 설계한 이「미니」지하철은 건설비를 줄이기 위해「터널」과 지하철용 차량을 극소화시킨 것이 특징. 그러나「터널」과 차량이「미니」이면서도 차량을 얼마든지 연결할 수 있어 대량수송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 또 하나의 장점이다.
「부가르킥」식 지하철은 현재의 차량들과는 달리 승강구가 한쪽에만 있으며 그 반대쪽엔 전동선 과 각종「케이블」·공기 및 열 관리장치로 밀폐되도록 고안되어 있다.
이렇듯 각종 보조시설이 바닥에서부터 벽으로 이동함으로써 객실바닥은 선로 위 35㎝까지 낮아지며 여기에 높이가 2·15m이며 너비가 1·9m일뿐. 선로 위 1·1m위에 객실바닥이 있는 현재의 거대한 지하철과는 비교도 안될「미니」지하철인 것이다.
이렇게 차량을 극소화시킴으로써 얻어지는 중요한 잇점은「터널」」이 작아진다는 사실. 현재「뮌헨」지하철의「터널」너비는 4·75m이며「함부르크」는 4·2m. 그러나「부가르킥」식으로는 3·6m 불과하며 높이도 현재의 것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낮게 설계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
돈으로 계산해 볼 때 이「미니」지하철이 건설되면 ㎞당 4백만「마르크」(한화 약9억6천만 원)의「터널」공사비가 줄어들며 운행 비도 적지 않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
「부가르킥」식「미니」지하철이 설계되자 서독연방정부는 즉각 후보지를 물색하는 한편 「유고」의「베오그라도」와「이집트」의「카이로」시 당국이 조사단을 보내오는 등 국내외에 걸쳐 높은 관심이다. 대형일변도인 현대의 교통수단 속에서 지하철만은「미니」화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본=이근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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