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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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6일 하오1시30분쯤 서울 관악구 동작동 반포「아파트」90동402호 황원오씨(51·국세청 직원)집에 20대 강도 3명이 들어가 집을 보고있던 황씨의 부인 곽정숙씨(38)와 재웅군(13)등 3남매를 도끼와 칼로 위협, 손발을 묶은 뒤 현금 14만원과 불화(불화)1백「프랑」짜리 1장 (한학1만원)등 3백여만원 어치의 금품을 털어 갔다.
범인들은 금품을 챙긴 후 응접실에 있던 양주 1병 정도를 마시고 욕실에서 세수를 한 뒤 「피아노」를 치는 등 여유를 보이고 미리 대기시켜 놓았던 검은색「코티나」승용차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곽씨에 따르면 범인들은 밖에서 돌아온 장남 재웅 군이 미처 잠그지 않은 현관문을 통해 침입, 도끼를 쳐들고『소리내면 죽인다』고 위협, 딸 의정양(10)의「원피스」를 찢어 손발을 묶고 입을 틀어막은 뒤 이불을 덮어씌우고 범행했다.
범인들은 하오2시20분쯤「피아노」개인교사 구해자씨(38)가 밖에서 초인종을 누르자 인기척을 내지 말라고 협박한 뒤 구씨가 집이 빈줄 알고 돌아가자 금품을 챙겨 사라졌다.
범인들은 달아날 때 도끼·칼집 2개, 그리고 이들이 도끼를 사간 우리체육사(서울 운동장 앞)의 포장지를 남겼다.
도끼를 든 범인은 1백70cm가량의 키에 25∼26세 가량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 있었으며 얼굴이 희고 까만 바지에 희색구두를 신고있었으나 다른 2명은 전혀 얼굴을 보지 못했다고 곽씨는 말했다.
또 딸 의정 양에 따르면 범인 중 1명은『엘리제를 위하여』 라는「피아노」곡을 치는 여유까지 보였다.
경찰은 강도 전과자들이 자가용을 이용, 조직적으로 고급「아파트」를 노린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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