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에든 37·5kg짜리 혹 수술성공|73세의 김생산 할머니, 몸무게보다 더 무거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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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7·5kg이나 되는 배속의 혹이 서울 적십자 병원 원장 배병주 박사「팀」에 의해 제거됐다. 배 박사「팀」은 24일 하오5시 4시간의 수술 끝에 김생산씨(73·여·사진·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1의298)의 배에 난 혹(복부종양)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이같이 큰 혹은 국내 의학계에 보고된 것 중 가장 큰 것. 김씨의 수술 전 몸무게가 72kg이므로 김씨 몸무게보다 혹이 더 큰 셈이다.
김씨의 혹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73년 10월부터. 손가락 마디 정도 집히던 것이 임신3개월 정도로 커졌다.
이 같은 종양은 초기에 수술하면 간단한 것이나 수술경비가 없어 손을 대지 못했었다는 것.
김씨는 6·25때 남편과 두 아들을 전선에 바치고 손자 정성근씨(24)가 날품팔이를 하는 것으로 단간 삭월셋방에 살았으나 손자마저 지난 1월 집을 나가버려 이제는 조카딸 정순분씨(44)에게 얹혀 지내는 형편.
이 같은 딱한 사정을 보다못한 마을 주민들이 주선해 준 곳이 적십자병원.
배 원장이 선뜻 수술을 맡아 종양을 떼낸 김씨는『여생을 편히 살 수 있게 해준데 무어라고 감사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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