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부터 엇갈렸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선 새누리당 서병수(62) 부산시장 후보가 51.8%의 득표율로 무소속 오거돈(66) 후보의 48.2%를 3.6%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JTBC 조사는 오 후보 53.7%, 서 후보 46.3%였다. 서로 다른 예측 결과가 나오자 두 후보 선거 사무실은 개표를 앞두고 더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개표에서도 두 후보의 득표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긴장감이 이어졌다.
4일 오후 6시 부산시 하단동의 서병수 후보 선거사무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서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오자 함께 자리했던 김희정(43) 국회의원 등 새누리당 부산시당 관계자 200여 명이 일제히 서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쳤다. 서 후보도 축하 인사를 받으며 잠시 활짝 웃기도 했다. 일부는 서 후보에게 “시장이 되면 무슨 일부터 하겠느냐”고 물었고, 서 후보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일자리”라고 했다. 서 후보는 선거운동 내내 “좋은 일자리 20만 개를 만드는 ‘일자리 시장’이 되겠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다 오 후보가 앞선다는 JTBC 조사 결과가 전해지자 떠들썩하던 사무실 안이 조용해졌다. 서 후보는 기자들에게 “초박빙이어서 굉장히 긴장한 상태에서 선거운동을 했고, 지금도 긴장된다”며 “출구조사는 출구조사일 뿐이니 개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표 차이가 늘었으면 한다”던 서 후보는 1시간30분 정도 사무실에 머무르다 남천동 새누리당 당사로 옮겨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초반 개표에서는 서 후보가 오 후보를 앞섰다. 그러나 차이는 10%포인트를 넘지 않았다. 자정을 전후해서는 2~3%포인트 차이를 오갔다. 30%가 개표된 5일 오전 1시에는 서 후보의 득표율이 51.4%, 오 후보는 48.6%였다. 이 무렵 선거사무실에 부인 권순진(57)씨와 함께 다시 나타난 서 후보는 “결과가 점점 여러 가지 예측과 맞아가는 것 같다”며 “지지해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부산시 연산동 오거돈 후보 사무실에서는 목연수 선대위원장과 남영현 총괄선대본부장 등 100여 명이 모여 개표를 지켜봤다. 처음 채널은 JTBC에 맞춰져 있었다. JTBC 조사 결과가 오 후보에게 유리하게 나오자 “와” 하는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터졌다. 선거 유세로 목이 완전히 가라앉은 오 후보는 “선거가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 마케팅까지 등장했지만 위대한 부산시민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겨우 말했다. 그는 “20여 년간 한 정당이 부산시장을 이어왔던 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민심이 강물처럼 흘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오 후보가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분위기는 곧 침울하게 바뀌었다. 그는 “막판까지 근소한 표차가 예상되는 만큼 개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초반 10%포인트 가깝던 득표율 차이가 격차를 줄이자 “이 추세라면 이길 수 있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오 후보에게 유리한 서민 밀집 지역인 사하구의 개표 결과가 전산프로그램 고장으로 늦게까지 반영되지 않은 점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캠프 관계자들은 “투표 전날까지 계속된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결코 질 수 없는 선거다. 결과를 지켜보자”며 서로 독려했다.
목이 쉬어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된 오 후보는 식사와 휴식을 겸해 선거사무실을 나갔다. 자정께 다시 선거사무실로 돌아와 개표를 지켜봤다.
부산=김상진·위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