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호의 패배 당연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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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오영호의 세계정상도전 실패는 역시 역부족의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신장이 11cm나 작은 오영호는 빠르고 큰「세라노」를 9회 동안 제대로 때려보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하게 따라만 다니다가 매만 맞고 쓰러졌다.
오영호가「세라노」보다 신장과「스피드」에서 열세라는 것은 알고있었던 사실이지만 오영호는 이를 하나도 극복하지 못했다. 짧은 팔로 노리는「훅」은 너무 느리고 부정확해 전광석화처럼 움직이는「세라노」를 맞히기는커녕 허공만 맴돌았다. 그런데다「인·파이팅」을 위한 발걸음이나 몸놀림도 너무 둔한 것이었다.
한마디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쓰러진 초라한 패배였다.
오영호의 작전은 불리한 판정보다 KO로 판가름 낸 데에 있었다.
그것도 중반에 강렬한 최후가 아니면 일발에 의한 KO를 노렸던 것이다. 그러나 오영호는『혹시나』했던「훅」의 위력은 말할 것도 없고 강렬한 최후조차 마치지 뭇하고 초라하게 쓰러졌다.
오영호의 KO패는 세계 도전이 이웃집 나들이하는 것처럼 그렇게 가볍게 할 수 없다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따라서 완벽한 도전을 위한 선수 및 주변의 부단한 준비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
세계도전의 문은 언제나 두드리면 열릴 수 있는 것이니 실망과 좌절보다는 완벽한 도전을 위한 준비를 지금부터 서둘러 오늘의 창피를 씻어야 할 것이다.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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