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까지 부른「갑자원 열풍」|일 야구계에 충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요즈음의 일본고교야구계는 고교야구의 최고봉이라는「고오시엔」(갑자원)대회 출전사퇴를 둘러싸고 선생까지 분신 자살하는 등 최악의 사태가 발생, 경악을 던져주고 있다.
여름의「고오시엔」대회는 일본고교야구 선수들이면 꼭 출전해보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
이런「고오시엔」대회출전을 위한 각 지역예선을 앞두고 고교야구선수들이 폭행을 하는가 하면 절도사건까지 일어나 6개「팀」이 자숙하는 의미로 예선대회 출전을 사퇴하는 소동을 빚었었다.
이처럼 잇따른 예선대회출전사퇴 속에 이번에는 출전사퇴교 중의 하나인「우에오」(상미)고교 야구선생이 야구부내의 폭력사건을 외부에 누실, 출전사퇴를 빚게 했다는 협박전화에 견디다못해 지난 4일 휘발유를 몸에 끼얹고 분신자살, 「고오시엔」대회 출전사퇴는 더 한충 심각성을 일으키고있다.
분신 자살한 교사는「우에오」고「테니스」부부장인「나까무라」(중촌조남·43)씨. 「나까무라」씨의 부인의 말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동교야구부의 폭력사건이 신문에 보도된 후 매일저녁부터 밤늦게까지 45세 가량의 남자목소리가『폭력사건을 외부에 누설했으니 재미없다』고 계속적으로 협박해 왔다는 것이다.
「우에오」고는「고오시엔」대회에 74년, 75년에 연속 출전했고 특히 75년에는 4강까지 진출한「사이따마껜」(기옥현)의 명문교.
그런데 지난 6월26일 점심휴식시간에 교내매점에서 야구부의 상급생이 새로 편입한 하급생을 구타한 폭력사건이 일어났고 이 사건이 외부에 누설, 결국 「고오시엔」대회「사이따마껜」예선대회의 출전금지 처분을 받고 말았던 것이다.
「나까무라」교사의 분신자살은 각계에 큰「쇼크」를 던져 줘 선수들은「배트」와「글러브」를 버리고 비통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선생을 죽게 한 협박전화는 비굴한 일본인들의 단면이라고 분개하고 있기까지 하다.
일찌기 일본고교야구에 없던「고오시엔」대회출전사퇴에다 자살을 빚게 한 일본고교야구선수들의 풍토는 고교야구가 과열되어있는 한국에서도「강 건너 불」만이 아닐 것이다.
【동경=김두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