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 "홈서 끝낸다" VS 동양 "대역전 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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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측 못했던 상황이 빚어졌다. 프로농구 TG가 파죽의 2연승을 거뒀다. '절대 우세하다'던 동양이 벼랑 끝에 몰렸다.

TG는 지난 5일 대구에서 벌어진 7전4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허재(11어시스트)와 데이비드 잭슨(26득점)의 활약으로 동양에 81-77로 역전승했다. 특히 잭슨은 74-77로 뒤진 경기 종료 30초 전 자유투 3개, 8초 전에는 역전골을 터뜨려 승리의 주역이 됐다.

TG는 3차전(7일 오후 6시)을 포함, 세경기를 홈코트인 원주에서 치른다. 동양은 2승1패를 해야 대구로 돌아갈 수 있지만 정규리그 원주경기에서 TG에 1승2패로 밀린 점이 불안하다.

2연패한 팀이 역전우승한 경우는 꼭 한번 있었다. 1998년 챔피언 결정전에서 현대(현재 KCC)는 기아(현재 모비스)에 홈에서 2연패했지만 4승3패로 뒤집었다.

98년과 흡사한 점도 있다.

첫째, 정규리그 3위(TG)와 1위(동양)의 정상 다툼이다. 당시 기아가 3위, 현대는 1위였다.

둘째, 동양에는 현대가 보유했던 가드(이상민).슈터(조성원).파워포워드(조니 맥도웰) 트리오 못잖은 김승현.김병철.마르커스 힉스가 있다.

셋째, 상대팀의 대들보는 허재다. 그러나 당시 허재는 손등뼈 골절로 '한손 농구'를 했다. 지금의 허재는 지쳤지만 부상이 없고 동료들의 손을 빌려 이기는 지혜를 발휘하고 있다. 당시 기아는 저스틴 피닉스가 부상해 클리프 리드 홀로 골밑을 지켰지만 지금 TG 포스트의 위력은 동양 못지않다.

동양은 수비가 고민거리다. 잭슨은 슛에 불이 붙었고, 허재는 경기의 흐름을 읽고 있다. TG에 2차전 전반 13점차로 앞서고도 허재의 패스워크와 잭슨의 슛세례에 말려 역전당했다. 동양의 김진 감독은 "3차전에서는 무조건 잭슨을 잡고 반격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2차전까지 수비에 치우쳤던 TG는 3차전부터 공세로 전환할 작정이다. 전창진 감독은 "수비는 피차 노출됐다. 이젠 공격으로 경기를 풀겠다"고 선언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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