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6월 들어 다시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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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6월 들어 통화가 다시 늘고 있다.
지난 5월31·6%까지 떨어졌던 통화 증가율은 20일 현재 35%선을 넘어섰으며 한국은행은 월말 증가율을 34·5%선으로 추계하고 있다.
5월 들어 잠시 주춤했던 통화 증가 추세가 6월 들어 다시 늘고 있는 것은 ▲수출 상사·건설 업체에 대한 강력한 현지 금융 억제 ▲단기 신용 억제 등으로 지난해 통화 증발 부문이던 해외부문에서 통화 환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6월중 재정 부문에서의 환수 요인이 없는데다 ▲5백억원∼6백억원의 「보너스」가 각종 기관에서 방출되었고 ▲수출 지원 금융을 비롯한 국내 여신의 꾸준한 증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5월말까지 국내 여신은 1조3천6백억원이나 늘었으나 통화 증가는 32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 중 국내 여신은 3천61억원이 늘었으나 통화는 1천1백5억원이나 급증했었다.
이 같은 변화는 주로 해외부문에서의 통화 증발이 주춤하고 재정부문에서도 통화 환수가 이루어진 한편 수출 증가 둔화·수입 증가 등 요인 때문으로 금융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한편 한은과 재무부의 금융 실무자들은 최근 「통화 및 여신 관리 협의회」를 열고 하반기 통화 정책을 토의했는데 하반기 중 월평균 1천4백억원의 여신을 공급할 방침을 정했다.
금융 당국의 이 같은 결정은 통화 증가세가 30%선에서 안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국내 여신 증가를 가능한 한 억제해보자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으나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올해 상반기에 8천5백억원이나 증가한 국제수지 관련 여신을 하반기 중 어떻게 수속시키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6월 들어 통화 증가세가 다시 눈에 띄면서 시중에서는 각 기업들의 재고 투자와 시설 투자 추세가 계속 급증, 심한 자금 초과 수요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데 각 기업들은 현지 금융감소로 보유주 매각, 예금 등을 헐어 자금을 충당하고 있어 사채가 귀해지는 한편 증권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금융 당국자는 지난해 워낙 많이 늘었던 통화 증가에 비해 올해 통화 증가율을 계산한다는 것이 결코 통화 증가세가 멈추었다고 해석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저축성 예금 증가 전망이 뚜렷하지 않은 현재, 업계의 초과자금수요를 진정시킬 수 있는 방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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